[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10년 만의 동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나선 여자축구대표팀 윤덕여(54) 감독이 북한전 승리로 반드시 트로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오는 8일 오후 6시10분(한국시간) 북한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현재 2승씩을 거두고 있는 한국과 북한은 맞대결을 통해 우승컵의 주인을 가리게 된다.
유리한 쪽은 북한이다. 북한은 일본(4-2 승)과 중국(3-2 승)을 상대하면서 골득실 +3을 기록, +2의 한국에 앞서있다. 한국이 순위를 뒤집는 방법은 북한을 이기는 것 뿐이다. 무승부나 한국의 패배로 경기가 끝난다면 우승의 영예는 북한에 돌아간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윤 감독은 여느 때보다 공격적으로 북한전에 임할 계획이다.
7일 오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내 보조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윤 감독은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는 말로 승리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선수들과 북한의 전력을 분석했다는 윤 감독은 양쪽 측면 수비를 약점으로 꼽았다. "북한이 체력적으로 상당히 강하다. 롱볼을 많이 사용해 경기를 해 세밀한 컨트롤에 대해 주문했다"는 윤 감독은 "상대 팀이 공격에 가담하는 양 측면을 공략해야 한다"고 승리 비책을 공개했다.
윤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북한이 앞선 만큼 선수들의 정신력에 기대를 걸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과의 경기에서 13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도 우리를 울렸다.
윤 감독은 "준비하는 자세나 집념, 의지가 좋다"면서 "대다수 선수들이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아쉽게 북한에 패해서 정신적으로 잘 무장돼 있다. 조화롭게 경기에 임하면 좋은 내용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승부를 위해 잠시 우정을 잊기로 했다. 익히 알려졌듯 윤 감독과 북한 김광민 감독은 각별한 사이다.
선수 시절 남북통일축구와 월드컵 예선 등에서 격돌했던 두 사람은 지도자 변신 후 여자 대표팀 사령탑으로 재회해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다.
윤 감독은 "승부의 세계이니 우정을 내려놓겠다"면서 "선수들이 감독의 생각과 의도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게 좋은 선물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