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故박상천 前대표, 저와 함께 싸운 ‘형님’”[종합]

2015.08.04 22:19:56

‘신당 연대설’ 민주당 김민석과 조우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4일 별세한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김대중 총재를 모시던 야당 때는 저와 함께 정부와 가장 많이 싸운 분"이라며 고인을 기억했다.

박 전 원내대표와 박상천 전 대표는 국민의 정부 당시 각각 비서실장과 법무부장관을 지내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인연이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박 전 대표의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고인께 항상 형님이라 불렀고, 저하고 에피소드가 참 많은 분"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저와 에피소드가 많은 분인데, 이렇게 가시니 굉장히 슬프다"며 "특히 (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박 전 대표의 성실성, 노력, 실력에 대해 높이 평가 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박상천 전 대표와의 과거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당선된 후 처음 (내각을) 조각할 때, 어떤 분이 '박상천은 입각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께서 굉장히 싫어하시더라'고 저에게 이야길 했다"며 "그래서 (내가) '대통령의 성격상 그를 비판할 때도 있지만 그 분의 실력, 노력, 성실함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는 입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후에) 입각했더니 그 분이 저에게 '역시 박지원 대표님보다 내가 DJ를 잘 몰랐다' (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난 (김 전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아있다. 밤 10시, 11시, 12시까지 의논하다가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라며 수정해와야 한다고 하면 (박 전 대표는) 반드시 그 다음 날 아침 새벽에 가지고 왔다"며 "나하고 성격이 비슷해서 제일 많이 싸웠다. 나는 철저히 DJ편이고 저 양반은 비판적 자세를 가졌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희호 여사께서도 미망인에게 꼭 인사말씀을 전하고, 꼭 명복을 빈다는 말씀이 있으셨다"고 전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조문을 마친 후 접견실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신당 연대설'이 회자되고 있는 민주당의 김민석 전 의원과도 조우했다. 이 자리에는 김태랑, 조재환 전 의원도 함께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김 전 의원과 신당 창당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었냐는 질문에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나와는 원래 연락을 한다"고 답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어 "이런 곳에서 만나 덕담할 수준은 넘었다. 우리는 같은 여의도에서 살았으니 말 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잘 이야기 한다"며 "(오늘 함께 이야기를 나눈) 김태랑, 조재환 전 의원은 (나에게) '신당창당이 살 길이다. 그래야 정권 교체를 한다'고 이야길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거기에 답변을 하면 안된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그 분들은 그런 (신당창당)파고 나는 경계인이고 샌드위치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통합할 때 우리가 '노무현 세력과 통합하면 우리는 영원히 저 사람들한테 죽는다'며 끝까지 (버텼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무슨 소리냐. 통합을 해야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했다"며 "박 전 대표와 김태랑, 조재환 전 의원은 동교동에서 마지막까지 반대했다. 김대중 대통령께 '저분들과 통합하면 우리 민주계는 없어지고 먹힌다'고 말했는데, 맞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늘 이 이야길 했을 때) 김민석 의원은 아무 말 않았고 이부영 상임고문은 안부인사만 나눴다"고 전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지병으로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투병생활을 해오다 이날 오전 11시께 별세했다. 검사 출신으로 13대 국회에서 입성, 14·15·16·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는 등 5선을 지냈다. 유족은 배우자 김금자씨와 아들 태희씨, 딸 유선, 민선씨다. 가수 박진영이 그의 5촌 조카이기도 하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12호실(02-2258-5940)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장지는 경기도 광주의 시안 가족추모공원이다.

김세권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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