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국 배구대표팀의 레프트 송희채(23·OK저축은행)가 입지를 튼튼히 했다.
송희채는 지난 3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대만의 대회 8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해 8득점을 올리며 대표팀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안정된 서브 리시브로 문용관 감독의 눈도장을 톡톡히 받았다.
송희채는 "월드리그 때는 유럽 선수들의 파워가 달라 스스로 기대도, 긴장도 많이 해 적잖게 헤맸다"며 "국내로 돌아온 뒤 컵대회를 치르며 안정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대표팀에서 점점 손발이 맞는 것 같다. 나도 경기를 많이 뛰게 되니 리시브하는 입장에서 적응이 됐다"며 "유럽의 강서브보다 아시아 선수들의 서브가 약해 월드리그 때보다 기록이 향상됐을 것"이라고 했다.
1992년생인 송희채는 이민규(23·OK저축은행), 오재성(23·한국전력) 등과 함께 대표팀 막내다.
이번 대회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보이며 대표팀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무엇보다 문성민, 최홍석 등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송희채는 "뭔지 모르지만 많이 얻는 느낌이다.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만으로도 기죽을 필요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경기를 할 때마다 공격, 블로킹, 서브 등 자신감이 붙는다"고 웃었다.
이어 "'롤모델'인 (문)성민 형의 자세와 스텝을 많이 보고 있다. 또 (최)홍석 형의 블로킹, (곽)승석 형의 움직임을 보고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형들을)보고 있으면 내가 가장 못하는 것 같다"며 "수준 차이가 나지 않으려고 적극적으로 하려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불어나는 자신감 만큼 태극마크의 무게에 대해서도 느끼고 있다.
송희채는 "이란에 와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대표팀이 흥해야 한국 배구가 더 흥한다'는 것이다"며 "부담은 아닌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일원으로서 강한 책임감을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엄격하다. 송희채는 "경기 중 위기감이 생기면, 경기를 마친 뒤 영상을 다시 보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대회 4연승을 달린 한국은 4일 오후 11시30분 8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란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