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의 특징 중 한 가지는 같은 구장에서 모든 경기가 열린다는 점이다.
대회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진행되는 경기는 남녀 6경기씩 총 12경기다. 3일과 6일, 7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에는 꼬박 2경기씩 열린다.
전 경기 동일구장 진행은 동아시안컵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008년(중국 충칭)과 2010년(일본 도쿄)에도 한 도시에서 개최됐지만 경기장은 두 곳이었다.
때문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잔디 보호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온 방안이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 금지다. 그라운드를 누빌 이들에게 미리 그라운드를 밟지 말라는 것이다.
대개 선수들은 경기 시작 1시간여 전부터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푼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직접 뛸 그라운드가 아닌 경기장 근처에 마련된 보조 경기장에서 컨디션을 점검해야 한다.
비록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다고는 해도 다른 곳에서 몸을 풀고 경기를 뛰는 것은 선수들에게는 분명히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하프타임 때 그라운드를 밟는 교체 대기 선수들도 보조 경기장으로 밀려날 뻔 했다. 다행스럽게도 대회 조직위원회가 "짧은 시간 동안 보조 경기장까지 다녀오기가 촉박하다"는 출전국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하프타임 때 그라운드 개방을 허용하기로 했다.
아무리 철저하게 관리를 해도 9일 간 12경기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우한은 거듭된 경기로 잔디가 상하는 것에 대비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1개 축구장을 덮을 수 있는 잔디를 예비로 비치해 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일 "어디에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경기장 근처에 1개 축구장을 덮을 수 있는 규모의 잔디를 보관 중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열약한 시설의 우한에서 동아시안컵이 열리게 됐을까.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대회 유치를 희망한 도시는 우한과 시안 두 곳이다. EAFF의 실사에서 우한이 시안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안은 우한보다 경기장 환경이 좋지 않은데다 선수단 및 취재진을 수용할 숙박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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