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후반기 승부수를 띄웠다. 오른손 사이드암투수 한현희(22)의 셋업맨 복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5월부터 한현희의 셋업맨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오늘 선발 등판 후 옮기려고 했지만 계획이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전날 경기를 마친 후 넥센은 선발투수로 한현희를 예고했다가 다시 문성현으로 번복했다. 이유는 경기에서 부진했던 셋업맨 조상우(21)를 2군에 보내고 한현희를 불펜으로 돌리기 위해서다.
조상우는 전날 팀이 2-0으로 앞선 8회 등판해 볼넷 2개를 내주며 아웃카운트 한 개만 잡고 교체됐다. 6월 10경기에 나와 1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그는 7월 평균자책점이 10.80이나 됐다.
염 감독은 조상우에 대해 "1군 첫해에 그 정도면 충분히 잘했다. 쉬어야 할 타이밍을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내 기준에서 투구수는 지켜줬지만 2이닝을 던지는 경기가 많았다. 14~16일 삼성 라이온즈 3연전에서 뺐어야 했는데 상우가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어해서 미뤘다"고 밝혔다.
조상우가 제 컨디션을 찾고 복귀해도 셋업맨은 한현희가 맞는다. 지난해 홀드왕인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18경기에 나서 8승4패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했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부터는 무조건 중간으로 돌릴 생각이었다. 다만 불펜에서 김영민, 김대우가 제 역할을 못해줘 시기가 당겨졌다"면서도 "선발 경험 덕분에 중간에서 많은 이닝을 던질 수도 있고 약점이었던 좌타자 상대 경험도 쌓았다"고 설명했다.
한현희가 빠진 넥센 선발진에는 앤디 밴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 외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나머지 자리는 문성현, 김택형, 김동준과 송신영, 금민철 등이 물망에 올라있다.
마땅한 선발 대안은 없지만 팀의 강점인 타격을 살리기 위해 선발진 대신 불펜으로 힘을 실어주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염 감독은 "2년간 불펜야구를 해왔다. 올 시즌은 정말 선발야구를 하고 싶었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