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막을 연 3월28일, 10개 구단 중 KIA 타이거즈(선발 양현종)를 제외한 9팀이 선발 투수로 외국인 선수를 내세웠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들의 전력 비중은 크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상위권 싸움중인 팀들 중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외국인 전력도 안정적이다. 두꺼운 선수단 전력에 외국인 선수들이 힘을 합해 상위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도 크게 잡음이 없다.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만큼 못해주고 있지만 두꺼운 선수층의 힘으로 버텨내고 있다. 반면 전력이 약한 하위권 팀들은 선수 한명 한명의 활약에 팀 전체가 울고 웃는 일이 다반사였다.
1위로 전반기를 마친 삼성 라이온즈는 외국인 선수 농사도 풍작이다. 지난 시즌 활약한 릭 밴덴헐크(30)가 일본진출을 하며 공백감이 예상됐지만 새 얼굴들이 활약을 펼쳤다.
알프레도 피가로(31)는 11승4패 평균자책점 3.11로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클로이드(28)도 제 몫을 다했고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8)도 지난해의 활약을 이어갔다.
NC 다이노스는 에릭 테임즈(29)의 활약만 봐도 대성공이다. 그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테임즈는 전반기 타율 0.357에 28타점 28홈런 21도루를 기록했다. 사상 첫 40홈런 40도루 기록 달성도 넘보고 있다.
NC의 '창단멤버' 에릭 해커(32)도 10승3패 평균자책점 3.09로 자신의 최다승 기록을 벌써 뛰어넘었다.
반면 두산 베어스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 두산은 4월9일 넥센전에서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유네스키 마야(34)가 결국 방출됐고 대체선수 앤서니 스와잭(30)은 기대치만큼 활약하지는 못하고 있다. 거기에 4년간 두산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아 왔던 더스틴 니퍼트(34)가 지난달부터 어깨 충돌증후군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래도 두산의 선발 마운드는 견고한 편이다. 유희관과 장원준이 제 몫을 다하고 있고 니퍼트의 대체선발로 올라온 허준혁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돌풍의 주역인 한화 이글스도 외국인 선수 부진으로 고민이 많다. 특히 타자 덕을 못봤다. 시즌 초 화려한 빅리그 경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나이저 모건(35)은 결국 한국야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출됐고 대체선수로 기대를 모은 제이크 폭스(33)는 4경기에 출전한 후 허벅지 부상을 당해 2군에 내려가 있다.
그래도 타석에서 이용규와 정근우, 김태균 등 주축 선수들이 제 몫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강경학과 장운호 같은 새 얼굴들이 연달아 활약을 펼쳤고 지난해 최하위임에도 불구하고 5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반면 전력이 약한 하위권 팀들일수록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가 높았다. 그들의 부침에 팀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막내' kt 위즈는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하며 무기력한 경기만 펼쳐왔다. 그런데 앤디 시스코(32)를 방출하고 투수 대신 타자 댄 블랙(28)을 영입한 선택이 '신의 한수'가 됐다.
블랙은 앤디 마르테(32)와 함께 중심타선에 '마블 듀오'를 형성해 kt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거기에 필 어윈의 교체선수로 영입한 저스틴 저마노(33)가 첫 무대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활약을 예고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외국인 농사는 잘 지었다. 조시 린드블럼(28)과 브룩스 레일리(27) 모두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타자 짐 아두치(30)도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토종 선발진 중 송승준을 제외하고는 불안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두 외국인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컸고 이들이 한번 부진에 빠지게 되면 팀에 타격이 크게 돌아 오기도 했다.
LG 트윈스는 100만 달러를 투자한 내야수 잭 한나한(35)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방출했다. 대체선수로 영입한 루이스 히메네스(27)가 활약하며 팀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상승세를 기대했지만 히메네스의 상승세가 한 풀 꺾이며 팀의 분위기도 같이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