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미국프로축구(MLS) LA 갤럭시에 입단한 스티븐 제라드(35)가 미국에서도 성공 신화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라드는 8일(한국시간) 팀의 홈구장인 스텁헙 센터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여기 놀러왔거나 마지막으로 돈을 벌기 위해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99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을 통해 데뷔한 제라드는 17년간 한 팀에서만 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비록 리그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거머쥐며 팀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영원할 것 같던 리버풀 생활을 접고 제2의 축구인생을 연 제라드는 "LA갤럭시의 구성원이 됐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미국행에 영향을 준 이는 잉글랜드 대표팀 선배인 데이비드 베컴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등을 거친 베컴은 현역 생활이 끝날 무렵 LA갤럭시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베컴을 자신의 우상으로 소개한 제라드는 "내가 LA에 오기로 결정한 뒤 베컴으로부터 여러 조언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제라드는 한때 리버풀의 라이벌 클럽인 에버턴에서 뛰었던 랜던 도노반 역시 많은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가 미국행의 불씨를 지폈다면 현재 적응에 가장 큰 힘을 보태주는 이는 로비 킨이다. 제라드와 로비 킨은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제라드는 "로비 킨은 나를 모든 선수 및 직원들에게 소개해줬다"면서 "그는 좋은 동료다. 그와 함께 뛰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로비 킨이 MVP를 탔는데 이를 계속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내 임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라드는 "나는 몇 달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변명을 하려고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뛸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입증하겠다고 자신했다.
제라드와 LA갤럭시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제라드가 계약 기간 1년6개월에 연봉 400만 파운드(약 66억원)를 받는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