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축구 여자청소년월드컵을 보면서 '와, 정말 대단하다. 나도 뭐든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송윤수(20·현대모비스)는 지난 7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양궁 여자 컴파운드 개인전과 혼성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휩쓸며 2관왕을 차지했다.
154㎝ 48㎏, 가냘프다 못해 왜소한 체격에 무거운 활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신비롭다. 더욱이 컴파운드 활은 리커브 것보다 2~3㎏ 더 나간다.
몹시 작은 체구에 무거운 활을 메고 다니는 모습 탓에 송윤수의 별명은 '꼬맹이'다.
작은 신장이 핸디캡이다. 그러나 본인의 생각은 다르다.
송윤수는 8일 "(다른 선수들과는)각도가 나오는 것이 달라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작아서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며 "키에 대한 콤플렉스는 전혀 없다.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궁 입문이 늦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취미로 했지만 선수로서 제대로 임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다.
그는 "여자축구 청소년선수들이 세계 최고 무대인 월드컵에서 잘하는 것을 보고 막연하게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본격적으로 운동할 생각을 가지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입문이 늦다보니 동기생들보다 실력이 뒤처졌다.
결국 활을 본격적으로 잡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고등학교 1학년 가을에 리커브에서 컴파운드로 바꿨다. 선생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금방 실력이 늘지는 않았지만 복이 있었나보다. 고교 졸업반 시절에 대학의 눈길을 끌지 못했던 그가 양창훈(45) 모비스 감독의 손에 이끌렸다. 지난해 2월 졸업 후, 곧장 모비스에 입단했다.
양 감독은 작고 힘없어 보이는 송윤수에게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봤다. 침착하고, 기복이 없다는 강점을 단숨에 알아봤다.
컴파운드는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니다. 냉정하게 국내 무대에서는 리커브에서 경쟁력을 찾지 못한 선수들이 차선책으로 잡는 방편이다.
양궁 간판 기보배(27·광주시청)의 리커브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관심을 갖는 이들도 거의 없다.
그는 "결국 우리가 잘하면 관심을 가져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컴파운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생각이다"고 했다.
이어 "올해 대표 선발전에서 부진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2년 뒤에는 더 성장해 반드시 큰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취미는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일상생활이라고 한다. 남자친구도 없다. 가끔 집중해 보는 만화책과 활 외에는 특별한 흥밋거리가 없다.
"남자친구 없어요. 정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