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프로야구 8, 9위 3연전의 첫 경기는 '덜 못한' 롯데 자이언츠의 승리로 돌아갔다.
롯데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양팀은 '막내' kt 위즈를 제외하고 하위권 다툼을 하고 있다. 이번 3연전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가는 팀은 하위권 굴욕을 벗어나 중위권으로 진출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승리는 롯데가 차지했지만 양 쪽 모두 웃을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양팀은 이날 33안타를 주고 받았다. 기록된 실책은 모두 3개였고 볼넷도 6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타격전이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수준이었다.
이날 롯데는 17안타를 몰아치며 팀 시즌 5번째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볼넷 2개까지 곁들여서도 7득점에 그쳤고 실책도 2개를 기록하는 등 찜찜한 승리였다. 기록되지 않은 미숙한 수비도 많았다.
롯데는 1회 선두타자 짐 아두치의 안타와 도루, 후속타와 희생플라이로 깔끔하게 점수를 뽑았다. 3회에도 아두치의 솔로포로 2-0으로 앞서가며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3회부터 심상치 않은 모습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호투를 하던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3회 1사 1, 2루에서 2루주자 박용택이 리드 폭을 넓히자 흔들리며 보크를 범했다.
4회 수비땐 짐 아두치가 1사 1, 2루에서 박용택의 높이 뜬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아두치는 공 위치를 잃은 듯 주춤했다. 결국 마운드의 레일리는 문선재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2루주자 박용택을 견제하려다가 다시 송구 실책을 범했다.
주루에서도 좋지 못했다. 5회 황재균이 2사 1루에서 견제사를 당해 허무하게 이닝을 종료시켰고 6회엔 1사 1, 3루에서 오현근이 견제사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렸다.
기록된 실책은 없었지만 내내 불안한 수비를 보였던 유격수 오승택은 결국 7회말 실책을 기록했다. 오승택은 1사에서 채은성의 타구를 잡아 1루수의 키를 훌쩍 넘기며 느린 포물선을 그리는 공을 던졌다. 어이없는 실책에 공은 하마터면 홈팀 불펜을 넘어갈 뻔 했다.
정말 이상한 일은 롯데의 이런 저조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LG가 경기를 앞서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LG가 펼친 경기도 롯데에 만만치 않았다. 4회초 우규민이 1사 2루에서 2루주자 오승택에게 견제구를 던졌지만 유격수 오지환의 커버가 늦어져 공이 빠졌다. 그러나 오승택 역시 이를 보지 못해 기회를 이용하진 못했다.
6회 2-3으로 끌려가던 1사 1, 2루에선 오지환의 송구 실책으로 추가점을 내줬다.
7회초엔 선두타자 아두치와 김문호를 연속 내야안타로 출루시켰고 신승현이 폭투를 범해 무사 2, 3루가 되며 황재균을 고의4구로 걸러야 했다.
수비보다 더 나빴던 것은 득점권 기회에 약한 타선의 고질병이었다. 득점권 타율 최하위인 LG는 이날 16안타 4볼넷을 기록하고도 6점 밖에 내지 못해 패했다.
3회 1사 만루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LG는 2-2로 맞선 5회 2사 1, 3루에서도 박용택의 삼진으로 기회를 날렸다. 7회말 1사 만루에선 땅볼로 1점을 짜내는 데에 그쳤다.
뒤늦게 9회 1사 1, 2루에서 대타투입된 양석환이 이성민을 상대로 3점포를 때렸지만 이미 승부를 되돌리기에 늦은 상황이었다.
졸전 끝에 승리를 차지한 이종운 롯데 감독은 "경기 중 몇번의 위기가 왔지만 우리 선수들이 잘 넘겨서 이길 수 있었다"고 평했다.
패장이 된 양상문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내일은 보다 더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