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남드래곤즈의 골키퍼 김병지(45)는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92년 울산현대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김병지는 올해로 프로 24년차다. K리그 최고령 출전 기록(44세7개월14일)과 최다 출전 기록(679경기)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달 초 소속팀 전남과 1년 재계약을 맺은 김병지는 한국나이로 마흔여섯 살이다. 필드 플레이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은 골키퍼 포지션이지만 실로 대단하다.
그라운드를 밟을 때마다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는 김병지다.
김병지는 현재 태국 방콕에서 진행되는 전지훈련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성기 때보다 훨씬 많은 땀을 흘려야 버틸 수 있다. 고된 일정이다.
김병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골문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준 다음에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다"며 웃었다.
김병지의 세 아들 태백(17), 산(14), 태산(9) 군은 모두 아버지의 길을 따라 축구를 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네 인생을 살라'고 말한다. 나 때문에 부담감을 가져선 안 되기 때문이다"며 "훌륭한 선수가 되기 전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라고 가르친다. 주위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 같은 선수가 돼야지'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아내(김수연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축구선수의 아내로서 묵묵히 가정을 잘 지켜 줬기에 그라운드에서 내 꿈을 펼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병지는 21경기만 더 뛰면 전인미답의 7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김병지는 "최고령 출전 기록을 달성한 것도 기쁘지만 700경기 출전은 더 소중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K리그의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김병지는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몸무게를 78㎏으로 유지하고 있다. 술과 담배는 입에 대지 않는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체력과 경기력을 다져왔다.
"하루는 후배 이종호(23)가 나한테 '병지 삼촌, 700경기가 아니라 777경기까지 뛰고 은퇴하세요'라고 했다. 정말 777경기까지 한번 뛰어 볼까요? 앞으로 2년 동안은 자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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