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학자들 북한포기론 두고 공방전…"지정학적 가치 있어" VS "구제불능"

2014.12.02 17:42:25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최근 중국에서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 포기론'을 두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북한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포용론을 주장한 중국 저장(浙江)대학 한국연구소의 리둔추(李敦球) 객원연구원이다.

리 교수는 지난달 2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에 기고한 글에서 "북·중 수교 65주년을 맞아 중국 내에서 '북한 포기론'이 대두하고 있지만 "중국이 지정학적 가치가 있는 북한을 포기하는 것은 미국에 큰 선물을 주는 격이 되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65년 전통의 동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리 연구원은 '북한 포기론자'들이 북한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주로 2가지로 첫 번째는 전통적인 지정학적 관념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과 두 번째 북·중 양국 사이 모순과 마찰 및 분쟁이 커져 북한이 중국의 마이너스 자산이 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을 포기하면, 북한이 제3국의 품에 넘어가거나 스스로 붕괴할 수 있다. 고립무원의 북한이 결사 항전에 나서면서 한반도가 전화에 휩싸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어느 경우든 결과는 중국에 불리해진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퇴역 군 장성 출신의 또 다른 전문가는 "중국은 북한의 구세주가 아니며 북한이 만약 스스로 붕괴한다면 중국도 이를 막을 수 없다"면서 반론을 제기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난징(南京)군구 부사령관을 역임한 국제관계 및 군사 전문가 왕훙광(王洪光)은 1일 같은 언론에 보낸 기고문에서 이같이 역설했다.

왕훙광은 또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것인지 말 것인지라는 문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중대한 문제에 있어서 중국은 북한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의 이익을 손해봐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리 교수의 지정학적 가치 관련 주장에 관련해 "북한의 핵 보유로 북·중 변경 지역에서 이미 심각한 핵 오염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중국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 보유에 관련해 강력히 비난해야 할뿐만 아니라 핵 시설을 변경 지역에서 먼 곳으로 옮기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65년 전통의 동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은 지난 1980년 쯤 수령 영도 체제, 주체사상 등을 수립하면서 사실상 진정한 사회주의 길을 포기했으며, 이에 따라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사회주의 정당 동지'라는 관계도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지켜야 할 도가 다른 사람과는 서로 의논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북·중 양국의 지정학적 이익이 일치한다'는 주장에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 개발 말고도 인근을 비행하는 중국 민항기를 무시하고 로켓포를 발사한 사례, 중국 어민을 억류한 사례 등 이미 상호 원조 조약의 조항을 위반하는 일방적인 행동을 했고, 이미 중국의 근본적인 이익을 해치고 있다"며 이익이 일치할 수 있겠냐고 강조했다.

리 교수의 '중국의 북한을 포기한 3가지 결과'에 관련 "누가 먼저 전쟁을 도발하면 누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며 '사회주의 진영'이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에 중국군이 타국을 위해 싸워줄 필요는 없다"면서 "북·중 양국, 공산당과 노동당의 관계는 정상적인 국가와 정당의 관계가 돼야 하며 북한 포용이나 포기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 교수가 기고문에서 주장한대로 최근 중국에서 북한 포기론은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되고 있다.

북한 포기론자의 주장이 주류는 아니지만 북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를 부정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포기론자들의 주장이 주류 사상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중국 내에서 대북 정책 조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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