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비롯해 경찰관의 총격으로 줄지어 사망한 흑인들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주말의 세인트루이스 시내를 점령했다.
이 도시의 메이저리그 야구팀 카디널스가 홈 구장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를 벌인 11일에도 이들은 시위 이틀째를 이어가며 클레이튼의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청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10일부터 나흘간의 항의 집회를 계획하고 이를 "퍼거슨 옥타버"로 명명했다. 여기에는 베트남전 반대 평화운동가들, 뉴욕시 신학생들과 수 백명의 패스트푸드 종업원들이 전국의 다른 도시에서 버스로 달려와 현지 주민들과 함께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8월 18세의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퍼거슨의 백인 경찰관 대런 윌슨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윌슨은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이 유죄여부를 가리는 동안 휴직을 한 채 자유의 몸으로 지내고 있다.
첫날에 비해 규모가 불어난 11일의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최근에 다시 일어난 세인트루이스의 흑인 학생 사살사건에 대해서도 항의했으나 일부는 동성애 권리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등 다양한 의제를 내걸었다.
경찰은 11일 오후 현재 한 명도 폭력에 연관되거나 체포 당한 사람은 없었다고 발표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시내 경찰의 인력을 총 동원해서 질서 유지를 위해 배치했다고 밝혔다.
11세와 14세의 흑인 입양 아들을 두고 있다는 한 백인 여성은 "이런 식으로 가다간 더 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주민들은 브라운이 두 손을 들고 항복했는데도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고 이후 4시간이나 조사 명목으로 시신이 길바닥에 방치된 것, 군대식의 가혹한 진압방식 등에 격분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조직자들은 6000~1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참가자는 30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은 군중의 수를 집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브라운의 죽음 이후로도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 경찰이 흑인 소년을 사살한 사건은 3건이나 더 일어났으며 가장 최근인 8일밤 피살된 18세의 본더리트 마이어스는 17군데나 총에 맞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경찰은 마이어스가 총을 쏘아 응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의 부모는 아들은 총이 없었다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