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메시아’ 인류 가슴에 잠들다

2005.05.01 08:05:05

 ‘금세기 최대의 별똥별이 지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세)가 지난 4월2일 오후 9시 37분(한국시간 3일 4시 37분) 서거했다. 사인은 패혈성 쇼크와 치유 불가능한 심부전증. 로마 카톨릭 교회를 26년간 지켜온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로 평가받고 전세계 인종과 종교 지위와 관계없이 모두가 존경받는 ‘평화의 메신저’로 기억된다.
그런 그의 서거 소식에 전세계인은 모두 애도했고,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하나였다.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약 70여개국의 정상급 지도자 2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바티칸 시티는 연일 전세계 추모객들이 몰려 들어 발디딜 틈없는 인산인해를 이뤘고, 전세계 수천만명이 교회나 야외 미사, TV중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세상 마지막 순간까지 작지만 큰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역대 교황 중 가장 활발한 활동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전 세계인을 한데로 모으는 강한 흡입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한 평생을 고난의 길을 걸어온 인물이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암살을 시도한 터키 무장괴한에게 피격 당했다. 또한 독감 장질환 등 각종 질환에 시달렸고 1996년부터는 파킨슨씨 병을 앓아왔고 선종(善終) 직전까지 요로 감염에 따른 패혈성 쇼크까지 얻었다.
무엇보다 그는 로마 카톨릭 역사상 진기록을 남겼다. 기존의 오랜 관행이었던 이탈리아 출신이 아닌 456년만에 비이탈리아(폴란드인) 출신으로 교황 자리에 올랐다. 1978년 제264대 교황에 선출돼 무려 27년간 카톨릭을 이끈 그는 역대 교황의 평균 재위기간인 7.3년의 4배에 가까운 금세기 최장수 교황이었다.
그의 최대업적은 계속되는 병마에도 사목 순방을 통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한데 있다. 재위기간 동안 그는 104차례의 해외순방을 통해 129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도 두 번이나 온 그는 여행을 가장 많이 한 교황으로 꼽힌다. 이런 탓인지 군중 앞에서 저격당한 첫 교황이라는 불운의 기록이 있으나, 저격자를 용서한 관용의 지도자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역대 교황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매주 수요일 일반 알현(1,160차례 이상)때 총 1,760만명의 순례객이 교황을 만났다. 38차례의 공식 방문을 통해 각국의 수만은 정부 인사들을 만났고 알현과 모임을 통해 국가 원수들을 738차례 만났고 246차례 각국 총리들을 만났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공부하는 교황이었다. 대학 교수 출신으로 네 권의 단행본을 비롯해 500여편의 논문과 수필을 썼고, 연극은 물론 시에도 관심이 깊은 문학도였다. 모국어인 폴란드어 외에도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에도 능통했다.
저격을 당하고 수많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세계평화와 인류애를 전파하며 평화와 화해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 그의 뜻은 오래도록 전세계인의 마음속에 기억될 것이다. 그의 빈 자리를 대신할 265대 교황은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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