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산유국의 감산 결정에 미국 정부가 국제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찾아와야 유가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CNN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를 낮추기 위해 거대 정유회사들을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고 있지만 시장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월 취임한 이후 전략비축유는 36% 감소했다. 이는 1984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렇지만 지난 6월 미국의 전국 평균 갤런 당 휘발유 가격이 5달러를 넘어선 이후 98일 연속 하락하면서 3.68달러까지 하락한 것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지난 22일 기준 전국 평균 갤런 당 휘발유 가격은 3.80달러를 기록했다.
유가정보서비스(OPIS)의 톰 클로자 에너지 분석 책임자는 "(유가가) 경기 침체와 관련한 하방 압력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대부분 지역도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되면서 국제 유가의 하방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 회원국과 비회원국 연합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하루 200만 배럴을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도 경기 침체 전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앤디 리포우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오펙플러스는 유럽의 경기 침체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본다면 유가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유국들은 과거 경기침체가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이에 올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했지만 산유량을 늘리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08년 7월 미국의 전국 평균 갤런 당 휘방유 가격은 4.11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6개월 뒤 금융 시장의 붕괴 이후 61% 하락한 1.62달러를 나타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경기 침체로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를 잡기 위해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경기 침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9개월간의 짧은 경기 침체로 인해 유가는 최고점에서 37% 하락하기도 했다.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를 낮추기 위해 많은 것을 할 수 없지만 경기 침체라는 확실한 치료법이 있다"며 "경기 침체만큼 석유 수요를 줄이고 가격을 더 빨리 낮추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