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유의 전직 대통령 압수수색…트럼프 수사판도 지각변동 예상

2022.08.10 15:41:16

기밀문서 유출혐의 인정되면 차기 대선 어려워질 수도
트럼프, FBI 조사 ‘좌파 민주당의 작품’ 폄하
국립문서보관소 허가받아야 기록물 파기 가능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저택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집행된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은 그를 둘러싼 수사 판도의 지각변동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노먼 엘슨 브루킹스 연구소 수석 연구원, 데니스 애프터것 전 연방검사 등은 9일(현지시간) CNN에 실린 '트럼프 소추 문제의 지각변동'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FBI 요원들은 이날 압수수색을 집행하면서 대량의 문서를 가지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저택이 포위당하고, 습격당하고 또 점령당했다고 말했다. 또 "전 미국 대통령에게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처음"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CNN은 압수수색의 초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당시 백악관을 떠나면서 가져간 15개 상자 분량의 기밀문서 등 자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문서는 국립문서보관소(NARA)에 의해 회수된 상태다.

 

정부 공식 문서를 삭제, 훼손 파기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로 형사 처벌 대상이다. 기밀문서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드러나면 연방직을 수행할 자격이 박탈당할 수 있다.

 

증거물에 대해 지방법원 판사나 연방 치안판사는 독립적으로 진술서를 검토하고 트럼프의 집에서 발견된 증거물이 범죄에 해당하는지 결론을 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저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전부터 그의 변호사들은 행정특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미 법무부와 접촉했다고 한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에 따르면 연방 검사들은 미 법무부가 그동안 해왔던 수사 중 가장 광범위하고 중요한 수사를 하고 있다.

 

◆트럼프 FBI 깎아내리며 압수수색에 대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이같은 압수수색에 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를 신뢰할 수 없는 조직으로 묘사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했으며 이는 FBI 업무를 폄하하고 그들의 수사에 대해 거짓 주장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당시 사설 이메일을 사용했다며 공세를 펼쳤다. 그는 조사를 진행한 FBI가 무혐의 결론은 내자 불만을 표출했었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러시아의 미 대통령 선거 개입 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WP는 트럼프가 FBI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을 '급진 좌파 민주당'의 작품이라고 깎아내리면서 이번 압수수색을 민주당 대 트럼프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공화당원의 4분의 3은 여전히 트럼프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FBI가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한 배경

 

FBI의 이번 압수수색으로 정치적인 갈등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액시오스는 이번 압수수색은 미국의 대통령기록법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백악관 기록물 인도를 거부하자 미 의회는 1978년 대통령이 모든 역사적 관련 자료를 보존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미국인들은 대통령 기록물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립문서보관소의 허가를 받아야 문서를 파기할 수 있다.

 

FBI가 압수수색에 나서려면 범죄와 수색 장소와의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FBI 요원들은 수색 대상과 항목을 나열할 수 있어야 한다.

 

진 로시 전 연방검사는 액시오스에 "대통령이나 선출직 공직자 등 주요 인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려면 긴 검토 과정을 거처야 한다"고 말했다.

 

로시는 "트럼프의 경우 FBI가 법무부 소속 검사들과 사전에 협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백순 kimba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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