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A씨와 B씨 이미 아이가 숨져 있던 것 알아"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A(48)씨가 경찰 신고 하루 전 딸 B(22)씨에게 전화로 "치울게"라고 말한 뒤 박스를 이용해 시신을 옮기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9일 딸 B씨가 살고 있던 빌라 3층에서 반미라 상태인 여아를 발견했다.

이후 A씨는 딸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가 숨진 사실을 알린 뒤 '내가 치우겠다'고 말했다. A씨는 전화 후 숨진 여아의 시신을 박스에 담아 옮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A씨는 숨진 여아를 옮기 던 중 바람 소리에 놀라 다시 빌라 안으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B씨도 아이가 이미 숨져 있던 것과 A씨가 시신을 유기하려한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다음날인 지난달 10일 자신의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남편이 경찰에 신고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 모두 이미 아이가 숨져 있던 것을 알았다"며 "A씨가 시신을 유기하려 한 정황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A씨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 유기 미수 혐의로 대구지검 김천지청에 송치했다.

A씨는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만인이 믿고 신뢰하는 국과수인데, 내가 이렇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때는 제발 내 진심을 믿어주면 좋겠다"며 "진짜로 애를 낳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없다. 정말로 없다"고 답했다.

A씨는 국과수 DNA 판정 결과 숨진 여아의 친모라는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여전히 '아이를 낳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