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 사고 수습으로 도로에 나와 있던 지인을 자신의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만취 뺑소니범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6일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2형사부(공현진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및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64)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30일 오후 10시 25분께 전북 부안군 줄포면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SUV를 몰다가 보행자 B(62)씨를 들이받고서 그대로 도주한 혐의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외상성 쇼크로 사망했다.
A씨는 사고 당시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92% 상태로 운전하다 B씨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범행 당일 B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헤어진 A씨는 앞서간 B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도로를 거닐던 중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한 채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도주한 A씨는 지인인 공업사 사장과 만난 뒤 지인을 통해 경찰서에 자수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도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차에서 내려 도로 주변을 서성였다"면서 "늦은 밤에 사람이 도로에 있던 것을 쉽게 예견할 수 없어 사고 발생에 피해자 과실도 상당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은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람을 충격하고 차에서 내려 사람이 누워있음을 확인하고도 그대로 도주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피고인은 2010년에도 행인을 치어 5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히고도 도주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어느 정도 기간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