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26일(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유기도주치상 및 범인도피교사)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8일 새벽 0시 56분경 인천시 중구 한 횡단보도 인근에서 술을 마신 후 차량을 운전하다 때마침 도로를 건너던 B(50)씨를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술을 마신 뒤 차량을 몰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B씨를 치었고 B씨가 정신을 잃자 자신의 차량 뒷좌석에 싣고 27㎞가량 떨어진 경기도 김포시 자택까지 도주했다.

집에 도착한 A씨는 사고 당시의 운전자를 바꿔치기하기 위해 아내에게 "당신이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것처럼 진술해 달라"고 부탁한 후 아내가 운전하는 자신의 차량 조수석에 타고서 다시 사고 현장으로 되돌아가던 중 차량 고장으로 차가 멈춰 서자 경찰에 스스로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운전자를 확인하자 아내는 내가 운전했다고 거짓진술을 했다.

경찰은 사고처리 과정에서 운전자가 A씨인 사실이 밝혀냈고, 그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도 확인됐다.

B씨는 이사고로 골반 등이 부러지는 등 전치 10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중상을 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후 범행을 숨기기 위해 피해자를 차량에 태우고 사고 현장을 벗어나 도주했다"며 "이 때문에 피해자 구호가 1시간 넘게 늦어졌고, 그의 건강 상태는 더 위중해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늦게나마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