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중국 공무원 열풍

2002.12.26 00:12:12



시사뉴스







식을 줄 모르는 중국 공무원 열풍



경쟁률 사상 최대, 조기 사직 등 부작용 우려


 



모집인원
4,000명, 지원자 40만명. 올해 중국에서 신입 공무원을 모집한 결과다. 이것은 요즘 중국 젊은이들의 공무원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말해준다.
올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수도 작년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중국인들의 공무원 시험에 대한 열정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이 원인



중국 공공기관 중에서 지진국 인사부는 상대적으로 접수자들이 몇 없는 비인기 부서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국인들의 공무원 열기로 작년부터
모집인원을 초과하고 있다. 작년 14명 모집에 300명 지원자가 몰려 22:1의 경쟁률이던 것이 올해에는 9명 모집에 300명 이상의 지원자로
34:1의 피터지는 경쟁률로 치달았다.

이처럼 중국 공무원에 대한 높은 열기는 심각한 취업난이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 취업이 어려워진
반면 공무원 수입은 오히려 높아진 것도 크게 작용했다.

때문에 수도인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명문 대학 인기학과 학생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실례로 모 대학의 기숙사에서는
학생 전원이 공무원 시험에 참여해 중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게다가 올해에는 홍콩, 마카오 지역 시민들도 대거 지원해 가히 중국 전역 공무원열풍을
실감할 수 있다.

면접이 주요 변수

이러한 원인 외에도 중국의 전문가들은 다른 이유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중국 국무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인터넷 접수를 실시해 접수 절차가
간편해졌다는 것이다. 모집 대상도 광범위해져 공무원 시험이 있다는 것을 많은 중국인들이 알게 됐다.

둘째는 올해 처음 대학 졸업생을 배출하는 학교들이 많이 생겨 작년 이 맘 때보다 졸업생들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셋째는 중국인들의 국가 공공기관에 대한 이미지가 차츰 좋아지고 있어 지명도 또한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들이 올해 공무원열풍을 최고조에
이르게 했다.

이 밖에 중국 공무원 시험 방식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점도 누구나 한번쯤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중국 공무원 시험
기간이 다른 취업 시험 날짜와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누구나 편한 마음으로 응시할 수 있게 한다.

중국 공무원 시험에서 가장 어려운 난관은 면접이다. 즉흥연설, 임기응변력, 언어표현력, 심리테스트 등이 면접의 주요 과제다. 면접관들이
응시자에게 일부러 곤경에 빠뜨리는 문제를 제출해 그 반응을 알아보기도 한다. 때문에 면접 시험이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과정이다. 그래서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런저런 면접 경험을 소개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나쁜 이미지 개선 노력



공무원열풍에 대한 영향으로 최근 중국의 인츄안(銀川)시에서는 처음으로 TV 공무원 모범 시합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시합의 목적은 중국
공공 기관의 자존심이자 얼굴인 공무원에게 서비스 정신을 증강시키기 위해서다.

또 과거 중국인들의 공무원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목적도 있다. 중국인들에게 정부산하 기관이라는 곳 자체가 문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고 설사 들어갔더라도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쉽지 않다고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인식이
남아 있다. 중국 공무원들의 차림새나 행동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의도로 개최되는 이번 시합에는 현직 공무원뿐 아니라 장래에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다. 하루에 이 경기와 관련해
문의전화가 100여 통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경기에 접수하는 사람은 3분의 1도 미치지 않는다. 공무원들이 참여를 꺼리는 이유는
괜히 참가했다가 나쁜 성적을 받게 되면 소속기관의 망신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접수자 가운데 가장 많은 공무원들은 의사나 교사로 나머지
공무원들은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예상에 어긋나 주최측에서는 실망을 표시하고 있다.



도시 거주 열망
반영




그러나 당분간 중국의 공무원 열기는 사라지지 않을 듯 하다. 도시에 살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베이징 공무원 시험 응시자 대부분은 졸업
예정자인 대학생들이다. 이들 대다수는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로 수도인 베이징에 계속 거주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가
공공 기관에서 일을 해야 한다. 이것만이 베이징에서 장기간 머물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베이징에 계속 남아 있으려면 대학원을 진학해 석사
과정을 밟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대학만 졸업해도 대학교수를 할 수 있는 나라인데 지방의 석사학위는 무용지물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공무원열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응시자 대부분이 공무원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히 수입이 높고 대우도 좋을
것이라 생각하여 일을 시작했다가 조금이라도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게 되면 쉽게 그만두기 일수라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공무원 시험을 보자 그런 유행을 타 자칫 잘못하다가는 시간과 돈을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공무원들은 입사 전 1년 안에 사직할
경우를 대비해 10,000위엔(약 160만원)을 위약금으로 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엄격한 입사규칙에도 매년 적성에 맞지 않아 공공기관을
떠나는 직원들이 줄지 않고 있다. 제대로 알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조동은<베이징 언어대학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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