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텃밭 호남, 내조 경쟁 본격화

2017.03.20 16:08:15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각당의 제19대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된 가운데, 각 정당과 대권 주자들의 텃밭에 대한 쟁탈전이 격화되면서 대권 주자 부인들이 내조 정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부인 김정숙(63)는 지난 추석이후부터 7월째 격전지 호남을 돌며 조용한 내조정치를 펼치고 있다. 호남을 찾을 때면 어김없이 1박을 머무르며, 지역민과의 교감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지난 8일 화흥포항에 갔다가 기상 악화로 발길을 돌린 지 꼭 한 달 만에 소안도를 찾았다. 소안도는 일제 강점기에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섬으로 알려져 있다. 소안항일운동기념탑 참배를 마친 김 씨는 고 김남두 독립유공자의 며느리 김양강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김 씨는 직접 도다리와 쑥을 다듬은 뒤 도다리쑥국을 끓여 할머니에게 대접했다.


김양강 할머니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가난이 대물림되는 현실과 섬 지역의 열악한 의료, 복지 체계에 대한 이야기하자 김 씨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소안도 주민들은 최근 태극기 정신을 왜곡하는 집회 때문에 태극기를 내렸다고 한다.


그는 이어 경로당을 찾아 마을 어르신들에게서 ‘독립가’ ‘이별가’ 등을 배워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불령선인으로 지목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소안도 주민들의 설움과 독립에 대한 의지를 담은 노래다. 김 씨는 경로당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김 씨는 “뭍에서 (문 후보가 참석하는) 행사가 있을 때 섬 마을 주민들이 배를 타고 나와 몇 시간씩 달려와 주셨다”며 “감사와 미안한 마음을 직접 전해드리기 위해 이번에는 제가 배를 타고 찾아뵙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호남에 대해 “감사하고 미안한 곳”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결국 저희가 부족해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했다”며 “감사함과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직접 소통하기 위해 호남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대권 후보가 직접 둘러보기 힘든 사각지대라고 보고 직접 섬지역을 챙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안희정 후보의 부인 민주원(53)씨는 지난 17일 당내 경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광주·전남을 찾아 2박3일간 민심 현장을 누볐다. 민씨의 호남 방문은 지난 6일, 8일에 이어 이달에만 3번째다.


민간어린이집연합회를 찾아 보육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전통시장에서는 서민들의 진솔한 삶과 애환을 체험했다. 또 대형마트를 찾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와 소통하고, 종교지도자를 예방해 현 시국과 정치지도자의 자세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50)씨도 설 연휴 이후 첫 방문지로 광주를 택한 데 이어 틈나는 대로 호남을 찾아 배식봉사와 전통시장 방문 등 바닥 민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54)씨도 호남 방문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여수 출신인 그는 지난 1월 매년 참가해온 여수마라톤대회에서 10㎞를 1시간5분에 완주한 데 이어 최근엔 광주 3·1절 기념마라톤에서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짬나는 대로 광주와 전남을 돌며 여성당원 간담회도 갖고 있다.


김씨는 2012년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경쟁 당시에도 선거 캠프에 도시락과 간식을 싸들고 방문하는가 하면 남편이 '호남의 사위'임을 강조하는 등 뜨거운 내조 경쟁을 펼친 바 있다.


국민의당 손학규 후보의 부인 이윤영(71)씨 20일부터 아예 광주·전남에 상주할 예정이다. 남편이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캠프를 광주에 차린 데 이어 아내도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이씨는 국민의당 각 지역위원회와 직능단체를 돌며 '준비된 후보, 손학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유한태 yht18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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