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北에 해외주문 하청…인권유린 눈감아”

2016.02.24 11:56:46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많은 중국 기업들이 해외로부터의 생산 주문을 북한에 하청을 줌으로써 북한 정권을 떠받쳐주고 있으며 동시에 북한의 인권 유린을 방조하고 있다고 미 월 스트리트 저널(WSJ)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세계적인 서프웨어 제조업체 립 컬(Rip Curl)은 지난 주말 중국에 주문한 자사 제품 일부가 북한에서 생산됐음에도 '중국산'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는 폭로에 대해 이를 시인하고 사죄했다.

호주의 페어팩스 미디어에 따르면 평양 근교의 최소 1곳의 공장에서 립 컬의 등산복을 생산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공장 노동자들은 장시간을 근무하면서도 임금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결사의 자유가 없는 것은 물론 공장 간부나 북한 체제 강화를 위한 사상 지도원에게 밉보일 경우 수용소로 보내지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립 컬은 "우리는 북한에서 제품을 생산하도록 승인한 바 없다. 이번 사례는 (중국)하청업체들이 승인 없이 재하청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립 컬이 이 같은 사실을 즉각 시인하고 사죄한 것은 세계적 브랜드 업체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북한 관측통들은 중국의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점점 더 많은 중국 섬유업체들이 북한에 재하청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재하청은 중국 대기업이나 국영기업이 아니라 대부분 소규모 현지 업체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지만 북한을 경제적·군사적으로 고립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중국이 어깃장을 놓고 잇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북한에 연료와 무기를 공급하는 한편 북한산 광물 자원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많은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현금을 북한에 제공하고 있다.

북한은 약 5만 명의 노동자들을 벌목공이나 광부, 건설 노동자로 해외에 파견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중국과 러시아에 집중돼 있다. 유엔에 따르면 카타르와 쿠웨이트, 폴란드 등도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은 이들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가족들을 북한에 인질로 잡고 있으면서 이들이 노동의 대가로 받은 임금을 대부분 북한에 송금하게 함으로써 연간 2억3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는 북한 전체 수출의 약 8%에 달하는 것이다.

립 컬이 자사 제품 일부가 북한에서 생산됐음을 시인하고 사죄한 것이 다른 글로벌 업체들로 하여금 중국에 하청을 주는 것이 안고 있는 위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 주문을 북한으로 재하청주는 것은 북한을 노예국가로 영속화하는 것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강철규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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