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군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아프가니스탄에 위치한 수니파 과격 무장 세력 '이슬람 국가'(IS)의 라디오 방송국을 공습해 시설을 파괴하고 IS 조직원 29명을 살해했다고 현지 당국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州)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다국적군이 전날 밤새 아친 지구의 모만드 다라에 있는 IS 거점을 4차례 폭격해 이 같은 전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공습 타깃에는 IS 라디오 방송국인 '칼리프의 목소리'(Voice of Caliphate)도 포함됐다.
성명은 이번 공습으로 IS 라디오 방송국 직원 5명과 인터넷 서비스 운영자 5명, IS 지도부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IS는 아프간 정부를 지지하는 주민을 회유하고 조직원을 충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 '칼리프의 목소리'를 설립하고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국은 암석이 많은 산악 지대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이동 시설을 갖췄다. 이로 인해 추적을 쉽게 피하며 방송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아프간 동부 지역에서 불법으로 내보낸 라디오 선전 방송으로 주목을 받았다. 아프간 공용어인 파슈토어로 진행되며 매일 한 차례 방송됐다. 현지 젊은이들을 방송국 직원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방송 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 가량이다. 초반 30~40분은 설교로 시작하고 나머지 분량은 예언자 무함마드를 찬양하는 시를 읽거나 지하드(이슬람 성전)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채운다. 반(反)정부 메시지도 라디오 선전 방송 내용에 포함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라디오는 텔레비전과 인터넷 이용률이 저조한 아프간에서 강력한 선전 매체로 사용되고 있다. 아프간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10% 뿐이다. 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라디오를 즐겨 듣는다. 아프간 전역에는 175곳 가량의 라디오 방송국이 운영되고 있다.
현지 주민에 따르면 미군 무인 공격기는 2일 아침에도 잘랄라바드와 아친 지구 상공을 계속 선회했다고 한다. 파키스탄에 접경한 아친 지구에서는 최근 2개월 동안 친정부 민병대의 지원을 받은 치안군이 IS와 격렬한 교전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