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유엔 주도의 시리아 평화회담이 오는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가운데 정치적 힘겨루기가 치열하다.
유엔 시리아 담당 특사 사무실은 초대장을 발송했다고 밝혔지만, 불과 평화회담을 3일 앞둔 시점이어서 반군단체들의 회담 참석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사우디 지원을 받고 있는 한 반군단체 관계자는 반군 대표단이 아마 회담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 담당 유엔 특사의 대변인인 카울라 마타르는 평회회담 참석대상 조율이 민감한 업무임을 의식한 듯, 제네바에서 AP통신에 "당사자들로부터 피드백을 얻을 때까지는 특사 측에서 초청객 수와 신원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2011년부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통치에 맞서 평화로운 반란으로 시작되었지만 국가의 혹독한 탄압으로 전면전으로 확대된 정부와 반군간 갈등을 끝내기 위한 정치적인 과정의 시작을 의미한다.
미국과 러시아 등은 정부와 반군 양측에 동시에 휴전을 요구하는 한편, 6개월 이내에 과도 정부를 구성하고 1년 반 이내에 선거를 실시하는 계획을 회담을 통해 구체화하길 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가 지원하는 반군단체들은 평화회담에 대한 참석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26일 리야드에서 회동했다. 이날 회동에서 반군들은 시리아 정부의 주요 후원자인 러시아가 반군에서 누가 참석할 것인가를 놓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명령'하려 든다며 비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반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도주의 관련 쟁점들에 관한 정부의 신뢰 구축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반군단체들은 아마 회담이 열리는 제네바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는 "회담을 시작하고 실패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회담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며 반군 내부에서 평화회담을 바라보는 회의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반군단체간 회동이 아직 진행중인 상황을 고려해 익명을 요구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사우디 지원을 받는 반군단체들이 제네바 회담에 대한 참석 여부를 27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반정부 연합인 고위교섭위원회(HNC)의 대변인은 미스투라 유엔 특사로부터 회담 초청을 받은 것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26일 러시아는 시리아 반군 중 쿠르드족 계열인 민주동맹당(PYD)의 회담 참여를 반대하고 있는 터키 정부의 요구에 대해 "유엔 특사가 터키 등에 의한 '협박(blackmail)'에 저항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의 주요 쿠르드 반군인 PYD는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시리아에서 정치적 해결을 위한 필수적인 일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러시아와 터키 간 대립에 대해 AP통신은 "현재 남아 있는 날카로운 차이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쿠르드노동자당(PKK)과 대립하는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족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PYD)이 PKK의 시리아 지부라고 여겨 이들의 회담 참여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회담에 초청받았지만 PYD는 유엔으로부터 시리아 평화회담에 대한 초청장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살레 무슬림 PYD 공동대표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