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김남규 기자]강풍과 폭설로 중단된 항공기 운항을 25일 사흘만에 재개한 제주국제공항이 늦은 밤까지 수많은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평소 같으면 공항 폐쇄를 해야할 시간인 오후 11시가 넘도록 발권 또는 탑승하려고 승객들이 길게 줄서 있었다.
김포와 김해공항이 밤샘 운항을 결정해 활주로는 항공기 불빛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합실 복도와 계단 등에는 항공기를 타지 못한 승객들이 종이상자 등에 누워 쉬거나 잠을 청했다.
평화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공항 3층 국제선 지역에는 한때 통제하기 어려울 만큼의 중국인 관광객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제주공항 국제선 체류객은 중국인 5490명 등 6539명으로 추정된다.
25일 오후 11시6분 제주공항에 도착 예정인 대한항공 여객기 KE1275편의 엔진 덮개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도 일어났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제주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해당 여객기의 오른쪽 날개 엔진 덮개 아래쪽 부위가 찌그러지고 일부는 떨어져 나간 채 발견됐다.
떨어진 잔해를 치우고 다른 문제가 없는 지 활주로를 점검하는 데 약 1시간이 걸렸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그동안 다른 항공기 10여편의 운항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여객기에는 승객이 없었고 승무원도 다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다른 물체와 충돌 여부나 착륙 도중 사고 인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6일 새벽에는 아시아나항공이 탑승이 불확실한 승객들에게 공항에 나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항의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승객들은 "공항에 오면 발권할 수 있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놓고 몇시간을 기다린 승객들에게 좌석이 없다며 돌아가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아시아나 측은 "좌석 수요 파악을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모 저가 항공사 승객들도 "운항과 관련한 안내가 전혀 없고 결항 사태에 대한 대처도 미흡하다"며 항공사 직원들에게 따지고 종이상자로 손팻말을 만들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공항 운항 중단으로 생긴 공항 체류액은 8만6960명이다. 이날 제주공항에서는 오후 6시기준 43편 8315명이 떠나 7만8645명이 남은 것으로 보이나 중복 예약을 감안하면 체류객수는 유동적이다.
국토부는 26일 오전 5시까지 96편 1만975석을 추가로 공급, 총139편 2만8069명을 수송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