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21일(현지시간) 오후 7시30분께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 있는 리도 해변 인근 식당 '리도 시푸드 레스토랑'에 폭탄을 실은 차량이 돌진한 뒤 총격전이 벌어져 최소 3명이 숨졌다고 AP통신과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정부 대변인은 차량이 돌진하며 폭탄이 터졌을 때 최소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전하는 등 사상자 집계가 엇갈리고 있다. 사상자 숫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차량이 식당을 들이받은 뒤 무장 조직원 5명 가량이 식당 근처 호텔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였다. 소말리아 국가정보안전부(NISA)는 당시 호텔이 졸업식과 결혼식에 참석한 민간인으로 붐볐다고 밝혔다.
BBC방송은 첫 번째 차량 폭탄이 터진 지 1시간쯤 뒤 2번째 차량 폭탄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공격이 발생한 곳은 리도 해변에서 식당과 호텔이 밀집한 지역이다. 특히 차량이 들이받은 '리도 시푸드 레스토랑'은 소말리아 정부 관계자 등 고위층이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공격 당시 정부 관계자가 식당 안에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NISA는 소말리아 정부군과 경찰은 무장 세력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진압하고 민간인과 직원들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공격범들은 현장에서 모두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군은 식당과 호텔 내부를 모두 확인하는 한편 인근 주택을 수색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무장 조직원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뜻의 아랍어)"라고 외친 뒤 식당과 호텔에 난입했다고 전했다. 현장을 목격한 아흐메드 누르는 "그들은 식당에 들어가기 전 해변가에 앉아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알카에다 연계 세력인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 단체 알샤바브가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알샤바브는 이날 밤 자신들이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AK-47 소총과 자살폭탄 벨트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호텔에 침입했다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의 주요 도시에서 게릴라식 공격을 연달아 일으키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군과 정부 관계자, 외국인이 주요 타깃이다. 알샤바브는 지난 주에도 소말리아 남부에 위치한 AU군 기지를 공격했다. 이 단체는 케냐군 100여 명을 사살하고 무기와 군용 차량을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케냐 정부는 몇몇 사상자가 있었다고만 발표할 뿐 정확한 사망자 숫자를 밝히지 않았다.
소말리아 정부 대변인은 "모가디슈의 목요일 밤은 다른 나라의 금요일 밤과 비슷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목요일에 결혼식을 열고 가족들과 외식하러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공격을 야만적인 행위로 보고 규탄한다"며 "소말리아는 평화를 깨려는 알샤바브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들을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마르 압디라시드 샤르마키 소말리아 총리는 22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리도에서 발생한 야만적인 공격을 전적으로 규탄한다"며 "희생자들을 추모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