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더민주 구원투수 나선 ‘김종인 때리기’

2016.01.15 13:43:02

더민주 인재영입 ‘반전모드’ 긴장…김무성 “180석 발언 정정한다”
당 핵심 “김종인, 친노 숙청 성공하면 우리당 총선 전략 수정 들어가야”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새누리당은 15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의원에 대해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김종인 때리기'는 겉으로는 더민주의 외부수혈 반전 카드를 깎아내리기 위한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더민주의 '김종인 영입' 카드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더민주의 거시적 변화'로 연결되는 상황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긴장감이 돌고 있다.

새누리당이 4년 전 김종인 전 의원 등으로 비대위를 꾸려 당 간판은 물론 경제정책 색깔까지 싹 바꾸는 일대 변신에 성공, 120석도 힘들다던 총선 전망을 뒤엎고 과반 달성에 이어 대선 승리까지 따냈다는 점을 복기해야 한다는 당 내부의 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다.

◆與, 더민주 구원투수 나선 김종인 원색 비난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때만 되면 이당 저당,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역대 정권에서 부귀영화를 누렸다"며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극한 발언까지 써가며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개인적으로 김종인 박사를 존경했지만 이번 사태를 보고 참으로 정치적 비열함을 느낀다"며 "아무리 그분이 훌륭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어도 그 용도는 분명히 국가나 국민 그리고 대의를 위해 써야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호남에 안착하지 못하는 문재인을 도와준 사람이 권노갑인데, 정치가 냉정해도 탈당 직후 김종인을 영입했다"며 "대통령 후보, 야당 대표 모습이 아니라 초선의원 모습밖에 안 보인다"고 문재인 대표에 화살을 돌렸다.

조 수석은 "유능한 경제정당을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는데 경제활성화법 등을 묶고 있는 야당이 할 말이냐"며 "사람, 간판을 바꾼다고 당이 바뀌는 게 아니라 정책을 바꿔야 정당이 바뀐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신의진 대변인 명의의 공식 논평을 통해서도 "선거 때마다 자신의 입지를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마치 자신만이 최고 전문가인 듯 처신하는 일을 국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김종인 전 의원의 '배신 행위'로 규정했다.

與 “만약 김종인이 친노 숙청에 성공한다면 총선컨셉 완전 바꿔야”

이같은 새누리당의 반응은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을 도왔다가 더민주로 간 김종인 전 의원에 대한 정치적 공세 차원에서 당연한 반응이기도 하나, 최근 잇단 외부수혈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는 더민주의 예봉을 서둘러 꺾어야 한다는 당 차원의 우려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더민주 문재인 대표가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인재영입에 대해 보수진영에서조차 "시민단체 출신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는 등 친노 운동권에서 탈피하려는 몸부림"이라고 호평하는 분위기다.

당 핵심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최근 외부수혈은, 안철수 신당 출현에 당 존립마저 위태롭게된 친노그룹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도 "그러나 외부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분명히 과거 시민단체 중심의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보이는 인사들은 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4년전 당 간판을 바꾼 우리 새누리당에서도 기존 보수진영 인사가 아닌 사람들로 비대위를 꾸리고 공천을 하지 않았나"라며 "문 대표의 현재 행보는 철저히 우리당 비대위를 벤치마킹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문 대표 나름에서는 이같은 변화의 화룡정점으로 김종인 위원장을 선택했다"며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만에하나 김 위원장이 문 대표로부터 전권을 넘겨받아 친노 문제 인사들을 숙청하는 작업에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그런 흐름이 만들어지면 우리당도 총선 컨셉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의 이같은 변화 시도에 당 내부에서는 인재영입 등 외부수혈 필요성이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등 긴장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김무성도 긴장 모드 “당직자 모두 언행에 조심해야”

180석을 공언하던 김무성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자신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정정한 배경도 이같은 당내 긴장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김 대표는 "저의 180석 발언 때문에 저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본의가 그게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제가 180석을 이야기한 것은 야당 분열로 이번 선거에 새누리당이 180석 얻는 다는 의미가 아니고,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없기에 국민들께 눈물로 호소해서 망국법인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180석을 달라는 호소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거는 쉽게 결론나지 않는다"며 "과거 13, 14, 15대 선거 등이 모두 '일여다야' 구도로 치뤄졌지만 네번 모두 새누리당(당시 보수정당)이 과반의석을 넘기지 못했다"고 야당 분열이 여당 승리로 직결되지 않았던 과거 총선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분열하는 야당에 맞서 하나의 힘으로 당내 화합과 통합을 이뤄내는 반면, 당내 잡음과 갈등을 일으키는 언행은 아무리 사소해도 국민의 지탄을 받고 당을 힘들게 하는 해당 행위"라며 "그런만큼 민심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이번 총선 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직자들의 언행조심을 당부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인재영입에 대해선 여전히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은 사고 상태다. 당의 반이 떨어져 나가고 이런 상황에서 다급한 상태에서 외부에서 수혈이 필요해서 하는 것이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안정적으로 운영 되고 있다"며 "그러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인물로 쇼를 벌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외부수혈론을 일축했다.

김세권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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