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순 기자 2022.02.25 22:53:01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놓고도 원색적인 공방을 주고받았다.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을 고리로 윤 후보가 공세를 퍼붓자 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으로 응수했다. 양측간 설전이 격화되며 상대 발언을 조소하거나 야유를 보내는 등 원색적인 공방이 이어졌다.
포문은 윤석열 후보가 열었다. 윤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할애해 이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연루 의혹을 파고들었다.
윤 후보는 조재연 대법관이 녹취록 속 '그분'이 아니라고 의혹을 일축한 기자회견과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공개한 대장동 문건을 거론한 뒤 "이런 걸 종합해보면 계속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한 얘기가 전부 사실과 다른 게 아니냐"고 힐난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정말 윤 후보가 문제다. 그들에게 도움을 준 것도 윤 후보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봐주지 않았나. 그들에게 이익을 본 것도 윤 후보"라며 받아쳤다. 이어 "녹취록이 맞다면 (윤 후보) 본인이 죄를 많이 지어서 바로 구속돼 죽을 사람이라고 돼있다. 더 책임이 크다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내가 서울중앙지검장때 법관에 대해 많이 수사하고 기소해서 나중에 보복당할지 모른다는 얘기라는 게 이미 언론에 다 드러났다"고 응수했다.
그는 "내가 몸통이면 뭐 성남시장을 했느냐, 경기지사를 했느냐, 아니면 관용카드로 초밥을 먹었느냐"면서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 의전 논란을 에둘러 꼬집은 뒤 "어디 엉뚱한 데다가, 마치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은 사람이라 하는 거랑 똑같은 얘기"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대구고검으로 좌천 가서 앉아있는데 어떻게 몸통이 된단 얘기냐"라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말씀을 좀 해보라"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재차 "부산저축은행 일반대출인데 다른건 다 기소하면서 왜 대장동 대출만 봐줬느냐"고 따졌고, 윤 후보는 어이가 없다는 듯 "일반대출을 누가 기소하느냐"고 웃어보였다.
이 후보는 또 "조우형(부산저축은행 브로커)에게 커피는 왜 사줬느냐, 왜 타줬느냐"고 추궁했고, 윤 후보는 "난 그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윤 후보 답변을 들은 이 후보는 "하이고, 참 희한하네"라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윤 후보도 "갖다 붙이려고 10년 전 것까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러면 삼부토건은 왜 봐줬느냐"고 따졌고, 윤 후보는 서류를 바라보며 "자, 내가 질문을 하겠다. 이따가 물어보라"고 받아쳤다.
윤 후보는 또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비서실 부실장과 김용 조직본부장이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와 '의형제'를 맺었다는 '월간조선'의 녹취록 보도 내용을 거론했다.
윤 후보가 보도 내용을 열거하자 이 후보는 "이게 토론회장인지 연설회장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고, 윤 후보는 "나는 객관적인 자료로 물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이걸 보면 모든 걸 설계하고, 승인하고, 기획한, 그리고 도장을 찍은 이 후보가 몸통이라는 게 명백하게 나오지 않느냐"고 하자 이 후보는 실소를 흘렸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그분'은 아무 근거도 없는데 윤 후보 본인이 페이스북에 써서 몇달 동안 가고 있는 허위사실"이라며 "똑같은 게 어떻게 여긴 중요한 증거가 되고 본인에 관한 건 헛소리가 되는가. 그런식으로 수사했으니까 지금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주어진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이 후보와의 공방에 할애하자, 사회자가 토론 규칙대로 다른 후보에게도 질문을 권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에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경기도 법인 카드를 갖고 이재명 후보 배우자가 소고기, 초밥, 백숙을 엄청나게 (구입)해서, 누가 봐도 명백한 세금횡령이다. 이걸 사과하는 것도 아니고 부하직원이 잘못 쓴 거라고 이 후보가 주장을 한다"며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공직사정이나 감찰, 감사, 공직기강 잡는 일이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안 후보는 "그건 제게 물어볼 일이 아닐 거 같다"며 "기본적으로 공직자는 본인이 하는 일들에 대해서 모든 것에 대해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그에 대해 판단하고 잘못했으면 사과하고 법적인 책임이 있으면 그 책임을 질 의무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윤 후보는 "업무 추진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안 후보를 향한 질문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 후보를 저격한 셈이다.
그러자 이 후보도 자신의 주도권 토론 차례에 "윤 후보는 정말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며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는다. 그만 부탁해라' 이런 녹취록이 있는 윤 후보가 몸통"이라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