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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없는 나라' 靑청원…복지부 “법 제정 노력”

“OECD 국가 중 아시아 유일 간호법 없어”
“신규 간호사 절반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꿈 접어”
류근혁 보건복지부2차관 “법안 도출 노력하겠다”

김백순 기자  2022.02.25 10: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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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보건복지부는 25일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제정이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입법인 만큼 의료서비스 관련된 주요 주체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조율해 합리적인 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류근혁 복지부 2차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지난해 3월 여야 3당의 간호법 발의 이후부터 지난 2월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의 진행까지 그간 법안 관련 경과를 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는 국민 옆에 남고 싶은 간호사입니다. 간호법 제정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한달 동안 24만7385명이 동의를 받아 청원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넘었다.

 

청원인은 글에서 "저는 OECD 국가 중 아시아 유일 간호법이 없는 나라에서, 간호사를 꿈꾸는 대한민국 간호대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 감염병 위기의 최일선에서 저희 간호대학생의 미래이자, 우리의 선배님들이신 간호사들 또한 개개인의 한계를 매일 매순간 마주하고 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늘어나야 할 간호사들이 임상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국내에 간호사 면허 소지자 중 임상 간호사는 절반에 불과하고, 신규 간호사 절반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꿈을 접고, 간호사를 떠나고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이같은 간호사의 이직과 퇴직의 이유에 대해 "2021년 기준 전체 46만명에 달하며 전체 의료인 10명 중 7명인 간호사의 일터에는 업무 경계, 역할의 기준이 될 간호법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한국 간호사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류 차관은 "법안 소위 당시, 많은 의원님들께서 간호법 관련 의료 현장의 주요 직역 간 의견 차이가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이를 좁힐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따라 정부는 앞선 논의 결과를 고려해 간호계, 의료계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간호법 제정에 대해 수차례 논의했다"며 "법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관련 단체와 개별 면담, 간담회 등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률의 제정과 관련된 심의와 의결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이루어짐을 감안해, 간호법 제정 관련 국회 차원의 논의에 정부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했다.

 

또 류 차관은 "간호인력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고 전문 의료인으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간호계의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임상 활동 간호사 수는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며, 간호사 이직률은 14.5%로 전체 산업 이직률 5.2%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는 간호인력을 지속 확충하고 간호인력의 처우와 근무환경을 개선하고자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특히 "간호사 이직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불규칙한 교대제와 야간근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공립의료기관에만 적용되던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을 민간의료기관까지 확대해 신규간호사가 임상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시범사업도 2월 중 공모를 거쳐 시작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간호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에게 충분한 간호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간호등급제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또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로드맵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류 차관은 끝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간호사분들이 보여주신 투철한 직업의식과 인간애 덕분에 많은 환자들이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해 주시는 간호사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