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대선 후보 등록이 다가오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한 국민의힘의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협상이 아닌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고 이준석 대표는 안 후보의 완주 가능성 자체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안 후보의 ‘백기투항’을 기다리는 압박 작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지난한 협상이라면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면서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협상하라고 하면 그런 건 안 하겠다”고 말했다.
물 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지난한 협상은 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는 더욱 구체적으로 안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김재원 최고위원이 ‘(단일화는) 투표일 전날까지도 가능하다’고 한 것에 대해 “결국 안 후보의 사퇴를 이야기하는 것일 것”이라며 “협상에 의한 경쟁방식의 단일화를 의미하는 게 단일화라는 용어이고, 한쪽이 선거를 진행하기 어려워서 포기하는 경우는 철수라고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 단일화 보다는 안철수 후보의 자진 사퇴를 통한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의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방식이다. 당시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고 자진사퇴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안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을 불신했다. 이 대표는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보라면 (유세차나 선거사무소 준비 등에) 상당한 비용을 써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거의 없다”며 “선거를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6일에도 “11일 이후로는 단일화란 말이 더 안 나올 것”이라며 안 후보의 중도하차 가능성을 시사했다. 선거비용 문제로 오는 15일 공식 선거운동 전에 사퇴할 것이라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이후 안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자신감이 강해지고 있다. 지지율 우위를 앞세워 안 후보를 압박하면 결국 물러서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
이런 압박에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거부감을 보이면서도 단일화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안 후보는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 후 윤 후보의 ‘10분이면 된다’ 발언에 대해 “그것 자체가 좀 일방적 생각을 갖고 계신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모든 등록 서류부터 선거운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계약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선거비용 관련 공세도 일축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단일화는 아예 우리 당 금기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