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차단하면 6주 내 가스 저장고가 바닥날 것이라고 영국의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 매켄지가 경고했다고 타스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경우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등을 제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오히려 유럽의 에너지난이 심화하는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드 매켄지는 보고서에서 "모든 가스 흐름을 막는다면 (유럽의) 가스 저장고는 6주 안에 고갈될 것이고 수요 파괴는 막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단을 장기화하면 여름에도 내내 재고를 다시 채울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면 유럽은 내년 겨울에 천연가스 저장고가 제로(0)에 가까워지는 재앙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일치된 대응을 위해 대체 공급원을 찾고 있지만 이 역시 역부족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이 가스 공급 차질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에너지 정책 담당 EU 집행위원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카드리 심슨 에너지 정책 담당 EU 집행위원은 전날 유럽의회 에너지 위원회에 "모든 회원국이 대비를 위해 노력하고 목적에 맞는 비상 계획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럽은 연간 천연가스 필요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와 미국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EU 규정은 가스 위기 시 각 회원국이 대응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에는 공급업체에 신속히 대안을 찾도록 하거나 정부가 개입해 기업들에 산업 시설 전원을 끄도록 지시하는 등의 조치가 포함된다.
심슨 집행위원은 "EU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스 비축량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네트워크가 주요 공급 안보 문제에서 우리를 보호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럽의 가스 저장 시설은 현재 40%에 못 미치게 차 있는 상태로,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심슨 집행위원은 오는 4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리는 양측의 에너지 협력 관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유럽 공급 확대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심슨 집행위원은 EU 집행위가 파트너들과 유럽에 가스 공급을 늘릴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EU의 에너지 협력국으로, EU 가스 수요의 5%가량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