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아닌 '권고'…검찰, 기소 강행하나
"사법리스크 줄어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외부 전문가들이 심의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이 부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2016년 11월 이후 무려 3년7개월간 계속된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이번에는 끝날지 주목받고 있다.
26일 대검찰청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추첨을 통해 선발된 각계 전문가 15명은 검찰과 이 부회장 양측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하고 질의응답 이후 표결 끝에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불기소 권고'를 결정했다.
수사심의위는 "위원들이 충분한 숙의를 거쳐 심의한 결과,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이 부회장 측 주장을 수사심의위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도 수사심의위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이 부회장 측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주요 사업들을 언급하며 경영상 위기를 근거로 수사심의위를 설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결정으로 검찰 수사팀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수사심의위에서도 불리한 판단을 받게 된 셈이다.
다만 수사심의위의 결론은 권고에 그치기 때문에 수사팀이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8차례의 수사심의위가 열려 결론을 내놨고 검찰이 반대 행보를 보인 적은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만큼은 수사팀이 1년7개월여 동안 수사를 하면서 많은 진술과 물적 증거를 확보해왔다는 점에서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날 심의는 ▲현안위원의 이 부회장 및 수사팀 측 의견서 검토 ▲양측의 의견 진술 ▲현안위원의 질의응답 ▲논의 및 표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본 심의에 앞서 현안위원들은 수사심의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창수 전 대법관의 회피 안건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현안위원들은 이 부회장과 수사팀이 낸 50쪽 가량의 의견서를 검토한 뒤, 양측의 의견을 직접 들었다. 이 부회장 측에서는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 전 서부지검장 등이 나섰으며, 검찰 측에서는 수사팀을 이끈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최재훈 부부장검사, 김영철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과 수사팀은 취재진을 피해 현안위원회가 열리는 대검 회의실로 향했다. 현안위원들은 도보 및 차량 탑승자로 나뉘어 각각 대검에 도착했다. 이들은 '결론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어떤 의견을 낼 것인지' 등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회의실로 갔다.
회피 의사를 밝힌 양 전 대법관도 심의 시작 13분 전에 대검에 도착했다. 그는 '결과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누가 알겠느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