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전 DB그룹 회장과 동일한 강지환의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vs 집행유예 3년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법원의 ‘재벌의 법칙’이 연예인한테도 유효하게 적용되고 있다. 김준기(76) 전 DB그룹 회장처럼 피해자와의 합의만 있다면 일부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집행유예가 가능한 것이다.
여성 스태프 2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강지환(43·조태규)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받았다. 범행 일부를 부인했음에도 법원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를 중요하게 판단한 것이다.
수원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노경필)는 11일 준강간,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대 비서 성추행 29차례, 가사도우미 성폭행과 성추행 13차례를 저지른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에 비하면 강지환의 형량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강지환은 형량이 너무 과하다는 취지로 항소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항소 이유 가운데 하나로 범행 일부를 부인하고 있다. 제출된 증거를 모두 모아보면 유죄를 인정한 1심이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의 구체적 내용이나 범행이 이뤄진 경위,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해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에 비춰 1심 선고의 형이 파기할 만큼 너무 많거나 적다고 판단되지 않고, 항소심에서 1심을 변경할 아무런 사정 변화가 없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강지환은 검은색 셔츠와 정장을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낀 채 법정에 섰다. 그는 재판이 끝난 뒤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을 타고 법원을 떠났다.
강지환은 지난해 7월9일 오후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신의 집에서 촬영을 돕던 여성 스태프 2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1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사건 당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같은 달 12일 구속됐다.
한편,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합의가 됐다는 점에 그쳐서는 안 되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기를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는 것이 맞다"며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