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국민의힘 공천 1차 경선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들이 모두 승리했다.
이로서 '현역 불패'가 현실화했다. 반면, 용산 대통령실 출신 참모 4명 중 3명은 경선에서 패배했다.
공천 신청자가 있는 242개 지역 중 128개 지역(53%)에서 공천이 확정된 가운데 아직 공천 배제(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지역구 현역 의원은 한 명도 없다.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역 의원들을 대거 경선에 포함했지만, 현역 의원은 경선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해 물갈이(교체) 저조로 공천 쇄신 효과가 약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 따르면 19개 지역에 대한 1차 경선 결과 지역구 현역인 ▲충북 청주상당(정우택) ▲충북 충주(이종배) ▲충북 제천단양(엄태영)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박덕흠) ▲충남 보령서천(장동혁) 등이 모두 공천장을 받았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15%, 의원평가 하위 30% 이하에 대한 최대 -20% 감산에도 모두 경선에서 승리한 것이다.
반면 대통령실 출신 인사 4명 중 3명은 전현직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했다.
이동석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최지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현역인 이종배, 엄태영 의원에게 패배했고, 여명 전 행정관은 김영우 전 의원(서울 동대문갑)에게 졌다. 인천 남동을에 공천을 신청한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만 김세현 전 인천시 대외경제특보를 이겼다.
특히 본선 진출이 확정된 지역구 현역 의원 중 중진 페널티와 의원평가 하위 페널티를 중복으로 감산받은 의원도 경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권에서는 "정치 신인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구조로 '현역 불패'가 현실화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역 의원과 경선을 앞두고 있는 한 정치 신인은 "과거에는 공천을 통한 인적쇄신을 위해 새 인물을 전략공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상향식 공천이 사실상 처음으로 구현되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현역과 경선에서 붙으면 정치 신인이 불리할 수밖에 없어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공천 신청자가 있는 242개 지역 중 단수추천 102명, 우선추천 9명, 1차 경선으로 17명 등 총 128명의 본선 진출자를 확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지역구 현역 의원은 한 명도 없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예정된 경선에서도 지역구 현역들이 대거 공천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이기는 공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경선에서 현역 불패가 입증됐다는 비판'에 대해 "우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너무 심하게 졌다. 결국 아비규환 속에서 살아남은 분들이 우리 현역 의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발표한 공천룰은 현역들, 중진급에게 대단히 불리한 룰"이라며 "거기서 이기지 못하는 신인이라면 본선 경쟁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어떤 지역은 현역이 35% 감산받고, 만약 상대 후보가 신인이면 10~15%가산을 받는다. 35% 감산은 신인에게 35% 가산을 주는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신인이 현역을 이기지 못했다면 그 신인의 본선 경쟁력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저희는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결과적으로 신인들이 그 벽을 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