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지 시위’ 전국 대학으로 확산…“시진핑·공산당 물러나라”

2022.11.29 10:09:03

50개 대학·최소 16개 지역서 시위 확인
코로나 봉쇄 항의서 반정부 성격으로 변화
외신들 “전례 없는 일…통제 해방 요구”
시위 상징 아이템으론 A4 백지 등장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를 항의하는 시위가 반(反)정부 성격을 띄며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백지를 들며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

 

BBC와 가디언,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전역에서는 주말부터 월요일까지인 26~28일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계속됐다.

 

가디언은 소셜미디어의 크라우드소싱 목록을 인용해 중국의 50개 대학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CNN은 최소 16개 지역에서 시위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일부 시위대들은 코로나19 봉쇄 정책 반대에서 점차 언론의 자유, 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권 등 요구를 외쳤다.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에서 수도 베이징, 광저우, 청두, 우한 등 도시들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가디언은 "(중국 정부에 대한) 시민 불복종 물결은 지난 10년 간 중국 본토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코로나19) 전염병이 발생한지 거의 3년이 지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표적인 코로나19 제로 정책에 대한 좌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시위대가 "끊임없는 코로나19 검사·봉쇄 뿐만 아니라 엄격한 검열, 공산당의 삶에 대한 모든 측면 통제 강화로부터 해방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특히 BBC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는 보잘 것 없는 백지 조각이 항의 운동 전체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27일 저녁 상하이에서는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밤샘 농성에 모인 사람들 중 일부가 아무 것도 쓰이지 않은 종이를 움켜쥐고 있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다녔던 명문 칭화대 시위에 종이 조각으로 무장한 시위대가 등장했다.

 

AFP통신도 이날 저녁 상하이에서 수백명이 백지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고 전했다.

 

상하이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종이에는 분명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지만, 우리는 백지 종이가 무슨 내용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지 종이를 사용하는 시위는 2020년 홍콩 시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홍콩인들은 엄격한 새로운 국가 안보법에 항의하기 위해 백지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국이 2019년 대규모 시위 운동과 관련된 구호와 문구를 금지하고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자 운동가들은 백지 종이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BBC의 중국 특파원 스티븐 맥도넬은 이러한 백지 시위는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려는 것에 대한 항의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팻말을 들고 있는 나를 체포할 것이냐"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니라는 이름의 26살 베이징 시위자니는 "백지에는 우리가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중국 주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백지 종이'에 대한 언급이 지워져 사용자들이 분노하는 등 인터넷에서 대규모 검열도 이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백지 한 장마저 두려워한다면 내면이 약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27일 밤 베이징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는 등의 소리가 공공연하게 들렸다.

 

CNN도 상하이에서 시위 첫 날 밤 군중들이 마찬가지로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전햇다.

 

청두에서는 주말에 인기 있는 쇼핑 거리에서 수백 명이 모였다. 시위자들은 시 주석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독재 정부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우리는 평생 통치자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백지를 활용한 시위 행동은 인터넷에서도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는 '#백지행동'이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했다. 하지만 이 해시태그는 27일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차단됐다.

 

웨이보 이용자들은 검열을 한탄했다. 한 사용자는 "백지가 두렵다면 내면이 약한 것"이라는 비판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밤 신장 위구르 자치구 구도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일어나면서 촉발됐다.

 

많은 중국인은 해당 건물이 화재 당시 봉쇄된 상태가 아니었다는 당국의 설명에도 피해자들이 봉쇄된 아파트 단지에서 사실상 갇혀 탈출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차오양구 광장에서는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는 헌화대가 설치되고 시민들이 집결하면서 항의시위가 시작했다.

 

시위가 전역으로 번지면서 중국 정부가 진압에 나설지 주목된다. 가디언 등은 중국이 홍콩에서의 시위를 탄압했던 무자비한 방식으로 시위를 진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유엔은 국제인권법과 기준에 따라 시위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김백순 kimbake@naver.com
Copyright @2022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1층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 발행인 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미진 l 서울,아00280, 2006.11.3 Copyright ⓒ 1989 - 2023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