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예결위 철야농성 돌입...여·야 강대강 대치 끝에 파행

2022.02.18 17:50:43

 

與, 예결위 전체회의 열어 정부 추경안 상정 시도
野 반발로 공방 속에 예결위 정회…與, 재소집 방침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규모를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새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소집 요구로 추경안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18일 열렸지만 여야의 강대강 대치 끝에 파행됐다.

 

민주당이 예결위 소위에서 논의 중인 추경안 대신 정부 추경안을 먼저 심사해 의결하자는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하자 국민의힘은 추경안 '날치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정부에 대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불만을 키우려고 추경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고 결국 회의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정회됐다.

 

추경안 단독 처리 가능성을 공언한 민주당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정부안을 우선 심사하는 의사일정 변경과 함께 추경안 의결을 시도했다.

 

그동안의 협상에서 여야는 코로나 피해지원 사각지대 해소 등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최대 쟁점인 방역지원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가 3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부안대로 300만원을 우선 지급하고 대선 이후 추가로 지급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100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며 맞서면서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현장의 목소리는 정부안 300만원이라도 지급해 주고 대선 이후에 추가로 지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오늘 예결위 개의 요구는 이러한 목소리에 응답하라는 것"이라며 "국회 예결위원이 해야 할 일은 선거운동보다는 국민의 요청에 부응하는 일이다. 오늘 전체회의에서 당장 예산안 의결에 동의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의견을 들어보면 야당도 신속한 처리에 반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정부 추경안으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한다"며 표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소위 논의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전체회의를 소집해 정부안으로 추경을 처리하는 것은 날치기라고 주장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은 "지금 추경안은 예결위 소위에서 논의 중인데 아직 소위 논의가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안건 없이 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며 "이제까지 예결위 운영에 있어서 오늘 같은 예가 있었는지 참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은 찔끔찔끔하는 추경보다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서 충분하고 확실한 지원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된다는 말씀을 계속 드렸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정부가 제출한 14조원은 어렵고 힘든 소상공인·자영업자, 취약계층에 대해서 지원하는 규모로서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이럴 시간에 저희가 여당 같았으면 헌법 57조의 증액 동의권을 근거로 소상공인 지원에 반대하는 정부를 설득했을 것"이라며 "이것은 시간낭비다. 이렇게 300만원씩 주고 소상공인 피해를 제대로 보상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여태까지 추경이 부족하다고 해서 여당은 밖에서 농성까지 하면서 같이 늘리자고 했다가 갑자기 (태도가) 확 바뀌어서 이것을 처리하자고 하니까 진짜 좀 어안이 벙벙하다"며 "이렇게 날치기 해서 71년 만에 1월 추경을 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달라"고 따졌다.

 

그러자 민주당 허영 의원은 "정당한 개의 요구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인데 이게 어떻게 날치기냐"며 "죽어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서 이렇게 긴급하게 소집하는 것도 정당한 민주주의의 과정이다. 그런데 날치기라니, 국민한테 사과하고 날치기 발언 취소하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은 "일단 합의된 것이라도 빠르게 통과시켜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살리고 봐야 하는 것 아니겠냐. 물론 규모가 작은 것은 알지만 당장 삶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소상공인을 어렵게 해서 정부의 불만을 키우는 것이 국민의힘 목적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야는 민주당 예결위원들이 '소상공인 애가 탄다 민생추경 즉각 처리, 국민고통 외면하는 국민의힘 규탄한다'는 피켓을 내건 것을 놓고도 충돌했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모든 책임을 국민의힘에게 떠넘기고 있는 저 피켓들을 내걸고 이 회의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유감을 표시한다"며 "민주당도 35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얘기했고 우리도 정부안으로는 충분한 보상이 매우 부족하다고 의견을 같이 했는데 왜 이제 와서 한쪽에서 발목잡고 있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피켓을 들었느니 뭐니 운운하는데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서는 피켓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것도 들 수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피켓 들은 것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는 것이냐. 그게 비난받을 일이냐"고 따졌다.

 

여야의 공방 속에 국민의힘 소속인 이종배 예결위원장은 간사 간 협의를 주문하며 회의를 정회했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의사일정 변경동의건은 토론 없이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선례를 보면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표결에 바로 들어가기에 앞서 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간사 간 협의를 독려한 선례가 많다"고 했다.

 

예결위 정회 뒤 민주당 예결위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피켓에 적혀 있는 '민생고통 외면하는 국민의힘 규탄한다. 소상공인 애가 탄다, 민생추경 즉각 처리' 구호를 외쳤다.

 

허영 의원은 "예결위원장이 자리를 이석했는데 조속히 복귀하기 바란다. 아니면 저희 당끼리만이라도 처리를 하겠다"며 "정말 분노스럽고 개탄스럽다. 날치기 운운하는 국민의힘의 이중적 자세가 참으로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예결위원장실도 방문해 이 위원장에게 회의 속개를 요구했다.

 

전혜숙 의원은 "지금은 (대선을 앞둔) 정치의 시절이라 합의 처리가 참 힘들다. 그런데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장께서 결단을 하셔야 한다"며 "오늘 처리하고 상정해도 본회의장에서 수정안 낼 수 있다. 이게 올라가지 않으면 수정안이 나올 수가 없는데 일단 올려놓고 수정안은 그때부터 합의 처리해서 올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같이 어려운 예산안 처리는 처음 해보고 있다"며 "(여야 입장이) 하나씩 좁혀지고 있으니 여야 지도부와도 잘 협의해서 합의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예결위원들은 7~9명 단위로 조를 짜서 이날부터 예결위 회의장에서 철야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밤 12시가 넘어가면 예결위가 정회 상태에서 산회로 바뀌는 만큼 다시 민주당 단독으로 소집 요청을 해서 휴일인 20일 오후에라도 예결위 전체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이 위원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오늘 철야를 해서라도 기다릴 것"이라며 "내일도 또 전체회의 소집 요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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