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억대' 반값아파트로 집값 잡나…주민은 반발

2021.10.16 13:57:43

 

"땅은 공공, 건물만 분양" 강남 반값 아파트 나올까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일 부동산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강남권에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에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내정하면서 반값 아파트 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하지만 강남권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아 서울시의 계획이 현실화될 때까지 상당한 마찰음이 예상된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강남구 옛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 서초구 성뒤마을 등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 소유권은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이다. 아파트 원가에서 토지 가격이 제외되기 때문에 분양가를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어 최근 '집값 폭등'을 막을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 등을 꼽으며 SH공사의 주도로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서울시는 강남권 시유지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낮춰주고, 주택 시장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이 SH공사 사장에 임명되면 '강남 3억원 아파트' 공급 정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본부장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꾸 토지까지 포함해서 15억원, 20억원에 분양하려고 하니까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며 강남에 3억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부지로 "서울시가 이미 갖고 있는 땅, 서울의료원 부지라든가 성동구치소 부지든 굉장히 많은 곳에 갖고 있다"고 말했다.

땅은 서울시가 소유하고, 아파트만 분양하면 토지 비용 등이 빠지기 때문에 강남권에도 평당 1000만원, 30평에 약 3억원짜리 아파트 공급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심상치않다. 강남구는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행정 소송 등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2016년 9월 발표한대로 서울의료원 부지를 국제교류 중심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부지에 주거용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 산업' 발전이 요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옛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 3000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며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당초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 취지에 걸맞게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공주택은 제3의 대안을 마련해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다른 선택지를 제시했다.

 

서울시가 옛 성동구치소 부지 내 공동주택용지에도 민간분양 대신 토지임대부 주택 등 공공주택 공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송파구 주민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13일 옛 성동구치소 부지 철거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 "서울시가 주민 의견이 반영된 원안대로 부지를 개발해야 한다"며 "계획을 바꾸는 것은 신뢰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시장이 바뀌고 남은 땅에 싼 가격으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최근 7~8년의 합의를 뒤엎는 것이나 다름없다", "원안 이행이 안 되면 차라리 공터가 낫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의회의 인사청문회도 넘어야 할 난관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불리는 김 전 본부장에 대한 검증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최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SH 내부에서도 반대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값 아파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한 소통 능력을 갖췄는지, 그런데 지금까지 하는 행태를 보면 일방적인 그런 주장을 많이 하는 걸 봤기 때문에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영 기자 ink5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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