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윤 건강수기】 덤으로 사는 인생 ②

2021.05.17 13:52:30

[시사뉴스 민경윤 칼럼니스트]  간암 발병하여 절제수술 후 자료를 찾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이제부터 “아름다운 인생의 마지막을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 내려 놓고 편하게 살기로 한 것이다. 


B형 간염은 별로 공개 하고 싶지 않은 모두가 제일 꺼리는 질병 중의 하나이다. 아내가 신혼 초에 50대 초반인 두 형님들이 돌아가시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큰 형님은 식도정맥류로 지혈이 안 되어서, 몇 년 후 둘째 형님은 간성혼수등 간경변말기로 투병생활 하시다가 돌아 가셨는데 당시 30살도 안 된 나를 보고 아내가 “당신도 마지막은 저렇게 되겠구나!” 말했던 기억이 벌써 38년이 지났다. 


이때부터 아내는 내가 어떻게 가는지?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당시 B형 간염보유자는 환갑을 못 넘겼던 시절이라 나도 환갑을 넘길까?


나는 그때부터 내 인생의 목표는 환갑까지 사는 것이었고 그 후 하고 싶은 것 다하면서 준비하고 살아 왔다. 그래서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 1995년부터 짧고 굵게 살자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가고 싶은 해외여행도 매년 2~3차례 다녔고 자가용도 1986년도 인가 현대 엑셀 나오자마자 샀던 것 같다. 은퇴후에는 하고 싶었으나 못했던 미술도 시작했고 악기도 하나 다루고 싶어서 섹스폰도 열심히 불었다.


그러나 결국 59세를 못 넘기고 간암 발병하여 수술하고 이제 환갑은 넘겼다. 당시 아산병원에 입원하여 자료를 찾아 보니까 5년 생존율이 35% 이어서 앞으로 5년만 더 재밌게 살자는 생각으로 가지고 있던 비상금도 몽땅 아내 앞으로 통장 만들어 주고 수술실에 들어 갔었다. 


간암치료 후부터 60살이 넘어 사는 내 인생은 덤(보너스)으로 사는 인생으로 재밌게 살려고 했고 그렇게 살고 노력하고 있다.


나 같은 간암치료한 사람은 항상 재발의 위험을 안고 살고 있고 우리 모두 정상인 보다는 평균 수명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10년 전만 해도 간암수술 후 오래 사신분들이 거의 없었다.


내가 발병 후 아내가 옛날 은사님이 말기암으로 죽기 얼마 전 집에서 예쁜 드레스 입고 주변 친구와 지인들 초대해서 파티하고 돌아 가셨다는 얘기를 해외 여행가서 진지하게 얘기해 주었다. 당신도 마음속으로 아름다운 죽음을 생각하고 있으라는 것 같았다. 지금은 간암 치료 후 평균수명이 많이 늘었지만 나는 항상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간암 치료할 당시만 해도 오년 만 아무 탈없이 살았으면 하면서 살아왔는데 그 오년이 지났다. 간암 치료 후 5년 동안 공부도 많이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두려워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은 점점 평균수명이 늘고 있고 그나마 60을 넘긴 분들은 한 인생을 살았기 때문데 괜찮은데 최근 젊은분들이 어느날 갑자기 발병하여서 크게 고통받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그분들 모두 제대로 된 정기검진을 받지 않고 있던 분들이다.


어제 내가 쓴책을 자기가 주문하지 않았는데 책이 왔다고 전화 통화를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그분 친구가 보냈음) 그분은 가족들이 간염, 간암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자기는 병원도 가지 않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주어진 남은 인생 그냥 편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항바이러스제는 복용을 하고 있었다. 이분은 그나마 항바이러스제라도 복용하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 정기검진등도 하지 않고 있는 분들이 훨씬 더 많다. 


한두번이라도 검진 받는 분들이 B형 간염 보유자중 30%밖에 안된다고 한다. 최근에 아내가 내 옆에서 몇 년 동안 지켜 보더니 B형 간염보유자들의 성격이 예민하고 까다롭다고 가끔 얘기 한다.


그중에는 나를 포함해서 간암 발병까지 한분들은 더 예민한 것 같다. 이것을 이겨 내려면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넒은 마음으로 살도록 본인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정말 중요한 것이다. 간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결코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자연의 신비로움은 누구도 예측할수 없다. 특히 간은 더욱 신비로운 장기다. 간은 30%만 있어도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고 15%만 제 기능을 할수 있으면 온전하게 살 수 있다. 그럼 우리 같은 B형 간염 보유자가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정답은 좀 더 건강한 간을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가장 좋은 방법은 항바이러스제 복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정말 명심해야 한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민경윤 fmsou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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