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찡이 17살, 마루 15살…점점 활동 줄어들어 안쓰러워"
"눈 뜨면 찡찡이 밥부터 챙겨주는 게 내 하루 일과 시작"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관저에서 설 연휴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의 가족 모임 없이 4마리의 반려 동물과 함께 지낼 예정이라고 12일 청와대가 전했다.
청와대는 설날 당일인 이날 오후 반려묘 찡찡이, 반려견 토리, 마루, 곰이 등 4마리의 반려묘·반려견과 함께 설연휴를 보내고 있는 문 대통령의 일상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관저에서 국민과의 영상통화 촬영 후 참모진들에게 소개했던 반려동물의 근황을 전한 것.
찡찡이는 '퍼스트 캣', 토리는 '퍼스트 도그'로 취임 이후 줄곧 관저에서 생활하고 있다. 풍산개 마루는 경남 양산 사저에서 기르다가 청와대로 들여왔고, 곰이는 2018년 9월 평양 방문 기념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노동당 총비서)이 선물한 풍산개다.
그 중에서 찡찡이와 마루는 문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함께 해온 대표적인 '노령묘', '노령견'이다. 문 대통령은 나이 들어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찡찡이와 마루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다들 나이들이 많다. 찡찡이가 설 지나면 17살 되는데, 사람으로 치면 나보다 나이가 많다. 마루가 15살,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구조된 토리도 꽤 됐다"며 "점점 활동이 줄어들고 있어서 안쓰럽다. 시간이 나는대로 산행도 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찡찡이는 예전에는 창틀까지 단숨에 뛰어 올랐는데, 나이가 들어서 지금은 안된다"고 했다. 높은 곳을 오르내리는 것이 수직 동물의 본능적 특성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본능에 충실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찡찡이가 (창틀에 오르기 위해서는) 의자를 딛고 올라서야 하기에 아예 (문 대통령이 창틀 앞에) 의자를 놓아주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동물병원협회에 따르면 태어난지 1년이 된 집 고양이의 경우 사람 나이로는 15세 정도에 해당한다. 2년이면 24세, 4년이면 32세, 11년이면 60세에 달한다. 노령묘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뛰어오르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동물학계는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찡찡이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자신에게 의지한다는 습성을 전하기도 했다. 관저에서 뉴스를 볼 때면 품에 안겨 함께 뉴스를 본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관저 내 책상에서 일을 할 때 (찡찡이가) 위에 올라와서 방해도 한다"면서 "나이가 들다보니 종종 실수도 하는데, 책이나 서류가 책상 바깥으로 삐져나간 것을 딛었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을 뜨면 찡찡이 밥을 챙겨주고,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