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소년이 온다' 젊은 세대 광주 이해 관문 역할"

2020.11.01 15:03:40

"2013년 소설 구상할 때 당시 시대 암울해 걱정"

 

[시사뉴스 이연숙 기자] 한강 작가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에 대해 1일 "책을 처음 구상할 때 젊은세대가 많이 읽어 광주로 들어갈 수 있는 관문 역할을 했으면 하는 꿈을 꿨는데 현실이 돼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특별 인터뷰에서 소설 '소년이 온다'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품 '소년이 온다'는 5·18 당시 숨진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당시의 상처를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이탈리아어로 번역돼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받는 등 15개가 넘는 나라의 언어로 번역 출간돼 5·18을 알리고 있다.

올해는 5·18 40주년을 맞아 특별한정판이 제작됐으며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라 재조명을 받았다.

한강 작가는 "책은 지난 2013년 구상했었는데 당시 상황이 매우 암울해 신문 기사 한 줄이라도 나올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는 소설을 젊은, 어린세대가 읽어서 광주로 들어갈 수 있는 관문 역할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것이 현실이 돼서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주인공이 소년이고 형식 자체가 소설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고 한 번에 끝까지 넘길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소설 '소년이 온다'와 5·18을 다룬 또다른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2권의 책 중 10대에 먼저 선물하고 싶은 책에 대해서는 한강 작가는 자신의 책을 권했다.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는 소년과 소녀가 나오고 글의 형식이 소설이어서 접근하기 쉽고 책이 얇아 책장이 잘 넘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이후 사실을 다룬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년이 온다' 영어판 제목이 '휴먼 액트(Human Acts)'가 된 것에 대해서는 "아시아권에는 '소년이 온다'로 직역돼 출간됐지만 서양어권은 '보이스 컴온'으로 직역할 경우 성적, 종교적 의미가 담겨 있어 제목으로 쓸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양어권 책 제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공수부대가 성경책을 들고 교회 다녀오던 부부를 때리던 장면을 보고 '인간은 어떤 짓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해 제목을 붙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연숙 ysleepo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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