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맞으면서, 반도체 계약학과에 우수 인재가 몰리고 있다.
슈퍼사이클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와 수억 원대의 성과급이 지급된다는 점 때문에,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이 빠르게 반도체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첨단 반도체 개발과 양산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인재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지 주목된다.
16일 종로학원과 업계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지원자 수는 5,992명으로, 지난해보다 19.4% 늘었다. 이들 학과의 평균 경쟁률도 지난해 23.90대 1에서 올해 28.53대 1로 상승했다. 지원자 수와 경쟁률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다.
SK하이닉스와 연계한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계약학과에는 지원자가 전년보다 27.3% 급증했다. 또 삼성전자와 연계한 연세대, 성균관대 반도체 계약학과 지원자도 11.7% 늘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연계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66.15대 1로, 반도체 계약학과 중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뒤를 이어 한양대 반도체공학과(44.41대 1),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36.84대 1), 고려대 반도체공학과(14.57대 1),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10.85대 1) 순이었다. 반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의과대학 지원자 숫자는 모두 합쳐 2,903명으로, 지난해보다 11.3% 감소했다.
전국 의대의 평균 경쟁률도 작년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최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던 의대 대신, 취업과 높은 연봉이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산업 호황으로 반도체 계약학과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의대 못지않은 높은 입학 성적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약학과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전보다 쉽게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는 의대 쏠림 현상 탓에 이공계 상위권 인재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반도체 계약학과에 입학했다가 의대 진학을 위해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까지 올리면서, 분위기가 큰 폭으로 바뀌고 있다.
양사가 앞으로 몇 년 동안 수억 원대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입어, 반도체 업계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계약학과 신설 움직임은 수도권은 물론 지방 대학에서도 나타난다.
전남대는 삼성전자와 함께 40명 규모의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개설을 준비 중이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 간 인재 확보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샌디스크 역시 채용공고를 통해 한국 근무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샌디스크가 그동안 국내에서 영업과 마케팅 위주로 사업을 펼쳤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엔지니어 채용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국 마이크론도 다양한 경로로 국내 엔지니어들에게 채용 제안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연구개발에 투입할 우수 인재를 적기에 확보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