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28년간 토목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 엔지니어의 경험이 인공지능(AI)과 스마트 센서 기술을 만나 대한민국 시설물 안전관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정문 현호이엔씨 대표는 기존 정기점검 방식의 한계를 넘어, 구조물이 스스로 상태를 알리는 ‘AI 기반 교량상태 통합감시장치’ 특허를 등록하며 예방적 유지관리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현장 노하우와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이 스마트 안전 플랫폼은 Domestic 시장을 넘어 미국의 노후 인프라 시장 진출을 목표로 단계적 로드맵을 밟아가는 중이다. 기술을 통한 사회적 기여와 글로벌 인프라 안전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이정문 대표를 만나 현호이엔씨의 미래 비전을 들었다.
기업소개를 하면.
현호이엔씨는 인천을 기반으로 시설물의 안전점검과 유지관리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안전점검 기관입니다. 저는 약 28년 동안 토목 분야에서 현장과 기술 업무를 수행해 왔으며, 특히 구조물의 안전점검과 유지관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왔습니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은 안전점검이 단순히 구조물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앞으로의 안전관리는 사람이 일정한 주기로 구조물을 찾아가 점검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센서와 데이터, AI를 활용하여 구조물의 작은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이상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호이엔씨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기존 안전점검 업무에 AI와 스마트 센서, 무선통신,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인터뷰 당시 “AI 기반 딥러닝과 자동화 프로그램을 안전진단에 접목하겠다”고 언급했고, 이번에 ‘AI기반 교량상태 통합감시장치’ 특허 등록으로 그 약속을 실현했다. 개발과정과 기존 기술과의 차별점은?
2021년 인터뷰 당시 제가 말씀드렸던 AI와 자동화 기술의 안전진단 접목은 당시에는 하나의 목표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현장에서 구조물을 점검하면서 한 가지 문제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뒤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물의 작은 변화를 미리 감지할 수는 없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교량은 온도 변화와 차량 통행, 진동, 충격, 교량받침의 이동, 구조물의 기울기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기존의 정기점검은 전문기술자가 일정한 주기에 현장을 방문해 구조물의 상태를 조사하는 것이 중심이기 때문에 점검과 점검 사이에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나 일시적인 이상 현상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구조물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러한 생각을 구체화한 것이 ‘AI 기반 교량상태 통합감시장치’입니다. 핵심은 단순히 센서 하나를 설치해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량에서 발생하는 변위, 기울기, 진동, 충격, 온·습도 등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장기간 축적하여 평상시 패턴과 다른 변화를 찾아내고, 이를 전문 엔지니어의 판단과 AI 분석을 결합해 위험징후를 보다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차별점은 AI가 엔지니어를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8년 동안 현장에서 축적한 엔지니어의 경험과 센서 데이터, AI 분석을 결합하여 정기점검과 상시 모니터링이 서로 보완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허 등록은 개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실제 현장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하고 AI 분석 기술을 발전시켜 정기점검 중심의 안전관리에서 데이터 기반의 예방적 유지관리로 전환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회사명을 현호이엔씨로 새롭게 바꾸고, 기술 중심 기업으로 체급을 키웠다. 기존 조직을 신기술개발부, 유지관리사업부 등으로 재편하셨는데, 현재 특허 기술 외에도 현호이엔씨가 추진 중인 후속 연구개발(R&D)이나 사업 영역이 있다면.
먼저, 정확히 말씀드리면, 현호이엔씨는 현성엔지니어링의 회사명을 변경한 것이 아니라 인천에 기반을 둔 별도의 안전점검 기관입니다. 저는 현성엔지니어링에서도 회사 대표로서 안전진단과 안전점검 업무를 수행해 왔고, 현재는 현호이엔씨의 대표이사로서 그동안 축적한 현장 경험과 기술을 새로운 연구개발과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요하게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교량받침의 미세 이동과 변위를 상시 측정하는 기술입니다.
교량받침은 온도와 차량하중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특정 시점의 측정값만 확인하는 것보다 장기간 데이터를 축적하여 정상적인 움직임과 비정상적인 변화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시스템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저전력 전원, 무선통신, 센서 정밀도, 방수·방진, 온도 변화와 결로 대응 기술 등도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저희가 개발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계측장비 하나가 아닙니다. 센서 계측→무선통신→데이터 축적→AI 분석→이상징후 판단→관리자 알림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통합적인 예방적 유지관리 시스템입니다. 향후에는 이러한 기술을 교량뿐 아니라 옹벽, 사면, 건축물 등 다양한 사회기반시설로 확대하고, 국내에서 충분한 현장 실증과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글로벌 노후 인프라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미국 인프라 시장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후 인프라 시장을 첫 글로벌 타깃으로 잡으신 결정적인 이유와 구체적인 진출 로드맵이 궁금하다.
미국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미국에는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교량과 사회기반시설이 많고, 이를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약 28년 동안 한국에서 토목과 안전점검 분야에 종사하면서 새로운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 못지않게 이미 건설된 시설물을 얼마나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느냐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따라서 미국 진출의 목적은 단순한 해외사업 확대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축적한 안전진단 경험과 노후 인프라의 예방적 유지관리 기술을 미국 현장에 적용하고, 미국의 교량과 사회기반시설의 안전성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진출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단계는 미국의 교량 안전점검 제도와 기술기준, 발주체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현지 전문 엔지니어 및 엔지니어링 회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현지 전문 엔지니어, 특히 PE와 협력하여 교량 점검이나 상태평가, 모니터링 프로젝트에 전문기술을 제공하는 형태로 참여하고자 합니다. 세번째 단계에서는 한국에서 개발한 AI 기반 스마트 교량 모니터링 기술을 미국의 실제 구조물에 시범 적용하여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술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이후 미국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한국에서 쌓아온 안전진단 경험을 결합하여 미국의 환경과 기술기준에 적합한 예방적 유지관리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저희가 미국 시장에서 하고 싶은 일은 한국에서 개발한 제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축적한 현장 경험과 기술을 미국의 노후 인프라 문제 해결에 맞게 발전시켜 미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안전관리 기술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기술과 사업모델을 검증한 이후에는 이를 다른 국가의 노후 인프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글로벌 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 현호이엔씨가 현지 엔지니어와 엔지니어링 회사, 연구기관 등과 협력하면서 교량과 사회기반시설의 Inspection, Monitoring, Preventive Maintenance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안전진단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K-토목 안전 기술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의 토목기술은 매우 다양한 환경에서 발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제한된 공간과 높은 시설물 밀도, 계절별 큰 온도 차이, 집중호우와 높은 습도, 동결·융해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고 유지관리해 온 경험은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경쟁력은 현장 경험과 IT 기술을 빠르게 결합하는 능력입니다. AI 자체만으로 구조물의 안전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구조물에서 발생된 어떤 균열이 구조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어떤 변위가 정상적인 온도 변화에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 이상징후인지를 판단하려면 결국 구조물과 현장을 이해하는 엔지니어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기술은 AI가 엔지니어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28년 동안 축적한 현장 경험을 센서와 데이터, AI를 통해 확장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정기적인 안전점검과 스마트 센서를 이용한 상시 모니터링을 결합하고, 여기에 설치비와 유지관리 비용을 낮추며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다면 보다 많은 구조물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장 적용성, 경제성, 데이터 기반 예방관리 기술의 결합이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경쟁력은 센서 하나의 성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고 경제성을 갖춘 예방적 유지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능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민간 입찰의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저수가 및 부실 진단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2026년 현재, 안전진단 업계의 시장 환경이나 제도적 개선은 얼마나 이뤄졌다고 보시는지.
과거와 비교하면 시설물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인 기준은 분명히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는 아직 상당 부분 남아 있습니다. 가격 중심의 경쟁이 지나치게 심해지면 업체가 확보할 수 있는 조사시간과 전문인력, 장비 투입 등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기술자의 전문성과 안전점검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저는 안전점검 비용을 단순한 행정비용이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투자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가격만을 기준으로 안전점검 기관을 선정하기보다 기술자의 경력과 전문성, 조사방법, 사용 장비, 데이터 관리능력, 기술개발 역량 등을 함께 평가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AI와 스마트 모니터링 기술이 발전하면 지금까지의 단발성 보고서 중심의 점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결국 제도와 기술이 함께 발전하면서 사고 이후 대응하는 안전관리에서 위험을 사전에 발견하는 예방적 안전관리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기술의 나눔’과 ‘보호종료 아동 자립 지원’ 등 ‘나눔’을 경영철학으로 강조하셨다. 기업의 규모와 기술력이 한층 성장한 지금, 현호이엔씨가 이어가고 있는 사회적 책임 활동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제가 생각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한 뒤에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회사일 때부터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와 나누는 문화가 있어야 회사가 성장한 뒤에도 그 철학이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거부터 ‘기술의 나눔’이라는 생각을 중요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토목과 안전점검 기술을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에 취약한 시설이나 도움이 필요한 곳에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보호종료 아동을 비롯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분야에서는 안전기술의 개발 자체도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을 분석하고 복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작은 위험신호를 발견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과 사회기반시설의 안전을 지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안전진단 전문기업이 사회에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8년 토목 전문가로서, 그리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현호이엔씨의 리더로서 향후 5년 내에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는?
제 목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한국에서 축적한 28년의 안전진단 경험과 AI·센서 기술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인프라 예방적 유지관리 기술을 만드는 것’입니다.
첫번째 목표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AI 기반 교량 통합감시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하여 기술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교량받침 이동량, 변위, 기울기, 진동, 충격, 온·습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분석하여 위험징후를 조기에 알려주는 시스템을 상용화하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이러한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주요 시장으로 미국의 노후 인프라 분야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현지 PE와 엔지니어링 회사, 연구기관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현지의 기술기준과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단계적으로 기술을 적용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최종 목표는 특정 국가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아닙니다. 노후화되는 사회기반시설의 위험을 보다 일찍 발견하고, 사고를 예방하며, 시설물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예방적 유지관리 기술을 만드는 것이 제가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5년 후에는 현호이엔씨가 단순한 국내 안전점검 회사가 아니라 AI·센서·데이터와 엔지니어의 현장 경험을 결합한 글로벌 인프라 안전진단·스마트 유지관리 전문기업으로 평가받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28년 동안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단순히 개인의 경력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남기고 싶습니다.
제가 토목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사람이 현장을 찾아가 눈으로 확인하고 측정하는 것이 안전점검의 중심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구조물이 센서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AI와 전문 엔지니어가 함께 분석하여 위험 가능성을 조기에 판단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에 제가 지난 28년 동안 축적한 경험과 현호이엔씨가 개발하는 기술이 기여하고, 그 기술이 한국을 넘어 세계 여러 국가의 사회기반시설 안전에 실제로 활용되는 것, 그것이 앞으로 5년 동안 제가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