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3%로 올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25일 연 3%에서 연 2.75%로 인하된 이후 2%대를 유지해 왔다. 경제성장률이 올해 3.3%로 지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 통화관리에 나선 것.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앞으로 대출금리가 더 많이 올라 취약 차주들 등의 부담은 증가하는 반면 예금금리도 상승해 빚은 없고 여윳돈이 있는 사람들은 안전하게 재산을 많이 늘리는 것이 더 쉬워져 성장 과실 집중이 심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물가상승률 상당 기간 목표 수준 상회”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연 3%로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2024년 11월 28일 연 3%로, 지난해 2월 25일 연 2.75%로, 지난해 5월 29일 연 2.5%로 지속적으로 내렸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안 고조와 국내 건설경기 침체, 미국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경기침체 심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불가피했다.
한국은행은 올 7월 16일 반도체 호황 등으로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중동 상황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자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2.75%로 올렸다. 2023년 1월 13일 기준금리가 연 3.25%에서 연 3.5%로 오른 이후 처음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이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곧바로 또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2026년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3%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국내경제는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년 동기 대비 기준 2%)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선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라며, “국내경제는 수출 및 투자 호조 지속, 소비 회복세 확대 등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물가는 그간 누적된 비용압력 전이 효과, 수요 측 압력 증대 등으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2/4분기 중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은 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다.
전기 대비로 올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8%로 지난 2020년 3분기(2.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올 2분기 중 실질 GDP를 지출 측면에서 보면 민간소비는 재화(가전제품 등)와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0.4% 증가해 전기 대비로 올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올렸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로 3.3% 증가해 전기 대비로 올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올렸다. 전기 대비로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4%, 수입은 자동차,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0.8% 증가했다.
순수출은 전기 대비로 올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3% 포인트 올렸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 수출액은 올 6월 1,019억 5,6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0.4% 증가해 역대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7월 수출액은 989억 5,9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3% 늘어 역대 월간 2위, 올 8월 수출액은 982억 5,5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7% 증가해 역대 월간 3위였다. 올 8월 수입액은 635억 7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5% 늘었다. 올 8월 무역수지는 347억 4,8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 8월 반도체 수출액은 466억 5,2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09% 증가해 역대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현송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차주 우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 1월과 2월 2%에서 3월 2.2%, 4월 2.6%, 5월 3.1%로 올랐다. 올 6월엔 3.2%로 2023년 12월(3.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에는 2.8%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하락했지만 8월에는 다시 3.1%로 올라 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8월 27일 ‘경제전망’ 보도자료를 발표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3%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올 5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7%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2/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8조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5.9조 원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넘었다. ‘가계신용’은 일반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을 합한 금액이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금리가 0.25% 포인트만 올라도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1.8조 원, 0.5% 포인트 오르면 3.7조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채무조정 확정자는 2022년 12만 1,095명에서 지난해 18만 9,062명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 9만 7,199명이 채무조정을 확정받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7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차주 우려가 나오는 것은 맞다”며, “이 문제는 정부와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시기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해 적극적 채무조정을 추진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