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로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역대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을 실어 예정된 시간에 우주로 발사됐고, 목표 궤도에 도달한 후 초소형 군집위성인 '네온샛' 5기와 큐브위성 10기를 모두 무사히 분리했다. 누리호가 미리 공개된 발사일과 발사 시각을 그대로 지키면서 모든 탑재 위성을 계획대로 분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사 일정이나 시각에 변동 없이, 국내 처음으로 군집위성 배치라는 까다로운 임무까지 완수해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성공적으로 이륙했다. 누리호는 이륙 후 약 123초가 흐른 뒤 고도 67㎞ 지점에서 1단을 분리했다. 이어 233초 뒤에는 고도 224㎞에서 위성을 감싸던 페어링도 떼어냈다. 268초 뒤, 고도 277㎞에서 2단을 분리한 뒤에는 3단 엔진이 목표 궤도를 향해 추진됐다. 3단 엔진은 이륙 약 761초 뒤, 고도 575㎞에서 연소를 마쳤다. 엔진 연소와 1·2단 분리, 페어링 제거 등 발사체의 주요 비행 절차가 모두 계획대로 진행된 후, 이번 5차 발사의 핵심인 위성 배치 임무가 시작됐다. 첫 번째 주탑재 위성인 네온샛 2호는 이륙 후 약 810초가 지난 시점, 고도 575㎞에서 누리호와 분리됐다. 곧이어 네온샛 3호, 4호, 5호, 6호도 각각 35~40초 간격으로 차례로 나뉘었다. 네온샛은 같은 지구 관측 임무를 맡은 군집위성으로, 한 번의 발사에 5기의 주탑재위성을 각기 다른 궤도로 분리시키기 위해 누리호 상단의 자세를 조절해 위성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펼쳐지게 했다. 네온샛 5기가 모두 분리된 뒤에는 큐브위성 10기가 뒤따랐다. 누리호는 이륙 약 995초가 지나기 시작해, 큐브위성을 두 기씩 꺼내 10초 간격으로 다섯 번에 걸쳐 사출을 완료했다. 마지막 큐브위성 두 기는 이륙 약 1035초 후 분리됐다. 이렇게 누리호는 주탑재위성 5기와 부탑재위성 10기를 10차례에 걸쳐 모두 우주에 배치했다. 모든 위성 분리가 끝난 후에는 누리호 상단과 위성 간 충돌을 막기 위한 회피 기동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번 발사는 누리호 한 번의 임무에서 궤도에 투입한 위성 수가 역대 최다였다. 특히 이전 3·4차 발사는 주탑재위성 한 기만 먼저 분리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 5차 발사에선 주탑재위성이 5기로 늘어나면서 위성 배치 과정이 한결 더 정교해졌다. 앞선 네 번의 누리호 발사에서는 크고 작은 변동이나 차질이 있었다. 2021년 1차 발사는 원래 오후 4시에 예정됐지만, 발사대 하부 시스템과 밸브 점검 때문에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로 미뤄졌다. 발사 후에는 3단 엔진이 예상보다 빨리 꺼지면서 위성 모사체가 목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2022년 2차 발사는 6월 15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1단 산화제탱크 센서에서 이상이 발견돼 6월 21일로 연기됐다. 이후 재정비를 거쳐 발사에 성공했고, 누리호 개발의 성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3년 3차 발사 역시 당초 5월 24일 오후 6시 24분에 예정됐지만, 발사 준비 과정에서 제어 시스템 통신 이상이 발생해 하루 늦춰졌다. 다음 날 오후 6시 24분 정확히 이륙해 주탑재위성이 목표 궤도에 올랐으나, 뒤이어 분석한 결과 큐브위성 한 기가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4차 발사는 일정은 지켰지만, 발사 직전 엄빌리칼 회수 압력 센서 신호에 문제가 생겨 오전 0시 55분에서 오전 1시 13분으로 18분 지연됐다. 그래도 발사 후에는 주탑재위성과 큐브위성 12기를 정상적으로 모두 분리했다. 반면 이번 5차 발사는 10월 7일 낮 12시 25분, 예정된 시각에 정확히 이뤄졌다. 비행 과정과 역대 최다인 15기의 위성 분리 임무도 모두 계획대로 진행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발사 직후 브리핑에서 “오늘 누리호는 예정된 시각인 낮 12시 25분에 정상적으로 발사됐다. 전체 발사 이력 가운데 처음으로 예정보다 미뤄지지 않고 계획대로 진행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확인된 위성 분리 과정과 비행 상황을 종합할 때, 위성 분리도 계획대로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제 누리호가 발사체로서의 역할을 모두 마치면서, 관심은 네온샛을 비롯한 탑재 위성들의 상태로 옮겨가고 있다. 발사체에서 위성이 제대로 분리되었다고 해도 개별 위성이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네온샛 2호부터 6호까지는 지상국과 초기 교신을 통해 상태를 점검한 뒤 초기 운영 절차에 들어간다. 큐브위성 10기 역시 각 개발기관에서 차례로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위성의 정상 작동이 확인되면, 지구 관측과 우주 환경 관측, 국산 부품의 우주 검증, 그리고 미세중력 의약 실험 등 각자 맡은 임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