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네팔과 중국 시짱 자치구 일대를 강타한 대형 홍수로 참담한 인명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장에 준비해 두었던 주검 가방마저 모두 소진되어 시신 수습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가르 슈레스타 네팔적십자사 재난·위기관리국장은 한겨레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피해 지역의 생생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대대로 이어온 문명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현장은 마치 사막처럼 변해버렸다.
이런 곳에서 사망자를 존엄하게 수습하는 일이 정말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미 발견된 시신만 3천 구에 달해서, 전국에 비축해 둔 주검 가방 2천 개조차 모두 바닥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해 지역은 본래의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슈레스타 국장은 "집과 마을,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논밭까지 모두 쓸려나가, 지금은 사막이나 무인지대처럼 변했다"며 "아예 문명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전했다. 적십자 측은 시신을 존엄하게 관리하는 일이 현재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슈레스타 국장은 "적십자는 이 작업을 단순한 주검 처리가 아니라, 사망자를 존엄하게 관리하는 일이라 부른다"며 "이 부분이 지금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신이 빠르게 부패해, 외관만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것마저 힘들어졌다. 슈레스타 국장은 "'여자친구, 남자친구, 남편, 아버지를 찾아달라'는 간절한 요청이 수백 통씩 쏟아지고 있다"며, 적십자의 가족 간 연락 회복 서비스도 활발히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선 고립된 지역을 중심으로 생존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슈레스타 국장은 홍수를 피해 산으로 대피한 주민들이나, 무너진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언급하며 "아직도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끊어진 도로와 다리, 몬순 기후 특유의 짙은 안개 때문에 헬기 운항이 어려워 구호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는 이번 재난이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라며, 인접 국가 간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레스타 국장은 "물이 국경을 가리지 않듯, 재난에도 경계가 없다"며 "네팔만의 일이 아니라 중국과 인도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간 사전 정보 공유의 중요성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중국 쪽에서 홍수 관련 정보를 미리 받았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세 나라가 긴밀하게 협력해주길 요청했다.
끝으로 슈레스타 국장은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킨 책임이 없지만, 네팔은 그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기후변화의 속도를 우리가 따라가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국이 보내온 지원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번에도 한국에서 보내준 구호물자가 현장 대응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