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AI 혁신을 이야기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이 “어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먼저 묻습니다. ChatGPT를 활용하고, 교수와 직원에게 생성형 AI 계정을 제공하며, 학생들에게 프롬프트 작성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제 대학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 대학은 AI를 사용하는 대학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AI가 실제로 일하는 대학으로 전환할 것인가?”
생성형 AI 시대가 질문과 답변의 시대였다면 에이전트 AI 시대는 목표와 실행의 시대입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문장을 만들어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목표에 따라 업무를 나누고, 필요한 자료를 찾고, 허용된 도구를 활용하며 다음 행동까지 수행합니다. AI가 도구에서 디지털 동료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학은 특히 이러한 변화가 필요한 조직입니다.
학사, 입학, 장학, 상담, 취업, 국제학생 지원, 연구행정 등 수많은 영역에서 같은 규정을 반복해서 찾고, 같은 질문에 답하고, 같은 형식의 문서를 작성합니다. 이제 이러한 반복업무의 상당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전틱 캠퍼스의 목적은 사람을 줄이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람을 더 사람다운 일로 이동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단순 안내와 자료정리, 일정 확인, 문서 초안은 AI가 수행하고 사람은 상담, 공감, 판단, 기획, 협상과 책임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저는 그 출발점으로 ‘1인 1 AI 에이전트’를 제안합니다.
교수에게는 수업과 연구를 돕는 AI 동료가, 직원에게는 행정을 지원하는 AI 동료가, 학생에게는 학업과 진로를 지원하는 AI 파트너가 있어야 합니다. 이후 개인 에이전트를 연결해 학사, 취·창업, 도서관, 국제교류 등 ‘1부서 1 전문 에이전트’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AI에게 일을 맡길수록 권한과 책임은 더욱 명확해야 합니다. AI가 필요한 정보에만 접근하도록 하는 최소권한 원칙, 중요한 결정에는 반드시 사람이 개입하는 인간 승인, AI가 어떤 자료를 사용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록하는 감사 로그가 필요합니다. AI가 많다고 좋은 캠퍼스가 아니라 AI가 어디까지 일할 것인지 정확하게 설계된 캠퍼스가 좋은 에이전틱 캠퍼스입니다.
학생교육 역시 달라져야 합니다.
앞으로 필요한 역량은 하나의 AI를 잘 사용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조사 AI, 분석 AI, 글쓰기 AI, 검증 AI를 목적에 맞게 배치하고 결과를 비교하며 오류를 찾아내고 최종 판단에 책임지는 능력입니다. 저는 이것을 ‘AI 지휘력’이라고 부릅니다.
교수의 역할도 지식 전달자에서 질문 설계자와 판단 훈련자로 이동해야 합니다. AI가 답을 더 많이 제공할수록 교수는 학생에게 “왜 이런 답이 나왔는가?”, “이 결과를 믿을 수 있는가?”, “다른 가능성은 없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이것은 Human in the Loop를 넘어 Human in the Purpose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AI 결과를 확인하는 검수자에 머물지 않고 왜 이 일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 AI를 사용하는지, 어디까지 자동화할지를 결정하는 목적의 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대학의 경쟁력은 어떤 AI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AI에게 어떤 역할과 권한을 부여하고 인간이 무엇을 판단하고 책임하도록 설계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생성형 AI 시대에는 우리가 AI에게 질문했습니다.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AI에게 일을 맡깁니다.
이제 대학은 AI를 사용하는 대학을 넘어 AI가 일하고 인간이 지휘하는 대학으로 가야 합니다.
AI 때문에 사람이 작아지는 대학이 아니라, AI 덕분에 사람이 더 인간다운 일에 집중하는 대학.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에이전틱 캠퍼스이며 AI 시대 대학이 준비해야 할 새로운 운영체제입니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AI융합처 처장 신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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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우 교수 (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AI융합처 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