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최근 고궁 야간 산책, 박물관 굿즈(뮷즈), 전통문화 행사와 전통 다과 등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좀 더 감각적으로 즐기려는 ‘K-헤리티지(K-Heritage)’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 스스로 우리 것의 가치를 제대로 바라보고 그 미학을 발견하는 안목을 갖추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5년을 기다려 찍은 종묘 정전의 밤
30년 차 문화유산 사진작가인 저자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거나 접하기 어려웠던 우리 문화유산의 새로운 모습을 70여 장의 고화질 사진으로 펼쳐낸다.
문화유산을 오래된 유물이나 익숙한 관광 명소, 즉 ‘보존하고 관람하는 오래된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호흡하며 살아 있는 이야기가 담긴 대상’으로 조명하며, 우리 문화유산이 품어온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포착하여 ‘우리 예술’의 감각과 그 깊이를 전한다.
잠들어 있던 문화유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저자의 사진들을 수록한 이 책은 그 구성 또한 단연 돋보인다.
고창의 무장읍성이 지닌 신비로우면서도 고즈넉한 풍경을 담은 사진을 표지 커버 뒷면에 담아 포스터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곁에 두고 싶은 아트북이자 선물용 도서로서의 매력을 한층 더했다.
저자의 사진이 백과사전이나 교과서 또는 보고서 등에서 흔히 보는 정형화된 사진과 다른 지점은 문화유산 저마다의 생생한 현장성과 그 안에 축적된 서사를 한 장의 프레임에 담아냈다는 데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가유산청,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가유산진흥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등과 협업하며 연간 6,000건 이상의 문화유산을 촬영해 온 저자는 조선왕릉부터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까지, 우리 문화유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핵심이 된 사진들을 작업했다.
또한, 20여 년간 해외에 흩어져 있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조사하는 일에도 참여해 왔는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 봉사·활용 부문 대통령 표창을, 202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과 국가유산청장 표창을 받았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찾아서
매년 수많은 사람이 고궁과 왕릉을 찾지만, 푸른 어둠 속에서 열아홉 칸의 신실이 빛나는 종묘 정전이나 오래된 성곽 위로 과거와 현재가 겹치는 듯한 순간을 직접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공간, 사람, 유물, 삶이라는 4가지 축을 중심으로,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문화유산의 깊은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1장에서는 종묘 정전, 궁궐, 조선왕릉, 한양도성, 수원화성 등 오래된 건축물들이 시간과 빛 그리고 현대의 풍경 속에서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기록한다.
2장에서는 사라져 가는 전통을 손끝으로 이어가는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들을 비롯해 종가의 제례, 전통 가옥, 읍성 등을 조명한다.
이어, 3장에서는 고인돌,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구, 국외 소재 문화유산 등 유물의 결정적 순간을 담기까지의 과정과 생생한 후일담을 풀어낸다.
마지막 4장에서는 문화유산 사진작가로 살아온 저자의 삶과 선택, 신념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국내외 유무형 문화유산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포착해 온 저자의 사진은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는 일회성 시각 자료를 넘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문화유산의 진면목과 그 안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를 오롯이 마주하게 한다.
이 책은 우리 문화유산만의 가치와 자부심을 일깨워 주는 든든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