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9.03 (목)

  • 맑음동두천 30.1℃
  • 구름많음강릉 25.9℃
  • 맑음서울 30.2℃
  • 구름많음대전 30.2℃
  • 구름많음대구 28.0℃
  • 흐림울산 25.9℃
  • 구름많음광주 31.6℃
  • 흐림부산 30.7℃
  • 구름많음고창 30.3℃
  • 구름많음제주 30.7℃
  • 맑음강화 28.8℃
  • 구름많음보은 27.8℃
  • 구름많음금산 28.2℃
  • 흐림강진군 30.9℃
  • 흐림경주시 26.0℃
  • 흐림거제 28.8℃
기상청 제공

신종우 칼럼

【신종우 칼럼】 인도의 오늘이 한국의 내일이 되지 않으려면

URL복사

AI가 바꾸는 고용의 공식, 이제 교육과 사람의 역할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의 확산이 노동시장의 질서를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그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 가운데 하나가 인도입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인도는 풍부한 이공계 인재와 영어 활용 능력,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IT 아웃소싱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시스템 관리, 데이터 처리, 고객 상담 등이 거대한 산업을 이루었고 약 600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고객이 늘면 사람을 더 채용한다’는 기존 성장 공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AI가 가져오는 변화는 단순히 사람의 일자리를 없애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본질적인 변화는 기업이 사람을 필요로 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많은 일을 처리하려면 많은 사람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하는 소수의 인력이 과거보다 훨씬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 자료 검색, 번역, 고객 응대, 데이터 분석, 기초 코딩처럼 신입사원이 주로 맡아왔던 업무까지 AI의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해도 직원 수가 반드시 함께 증가하지 않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인도의 변화는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볼 수 없습니다. 한국의 청년들도 좋은 학점과 어학 점수, 자격증과 인턴 경험을 준비하며 취업시장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합니다. “내가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는 일이 3년 후, 5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존재할 것인가?” 직업의 이름보다 그 직업 속 인간의 역할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먼저 바라봐야 합니다.

 

특히 대학은 이러한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업은 AI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요구하는데, 대학이 여전히 AI 이전 시대의 직무를 기준으로 교육한다면 졸업 순간 학생과 산업 사이에는 커다란 역량의 간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제 대학은 현재 존재하는 직업에 학생을 맞추는 곳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직업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곳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저 역시 37년 6개월 동안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교육의 변화를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처음 강단에 섰을 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학생들에게 답을 많이 알려주는 것보다 “왜 그렇습니까?”, “AI의 답은 정말 맞습니까?”, “당신이라면 어떻게 판단하겠습니까?”라고 질문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고 느낍니다. 오랜 시간 학생을 가르치고 AI 시대의 교육을 연구하면서 더욱 분명해진 것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교수자의 역할이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역할이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는 사실입니다.

 

AI 시대의 교육도 단순한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간호학은 간호의 문제를, 경영학은 경영의 문제를, 교육학은 교육의 문제를, 공학은 공학의 문제를 AI와 함께 해결하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전공지식과 AI를 연결하여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AI가 답을 만든다면 인간은 문제를 정의해야 하고, AI가 결과를 생성한다면 인간은 그것을 검증해야 하며, 마지막 결정에 대해서는 인간이 책임져야 합니다.

 

기업 역시 AI를 사람을 줄이는 도구로만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AI가 보고서 작성 시간을 하루에서 한두 시간으로 줄였다면 남은 시간을 더 많은 보고서를 만드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만나고,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해야 합니다. AI 전환의 목적은 인간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더 높은 수준의 일로 이동시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는 분명 기회가 있습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바이오, 의료, 로봇, 교육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에 AI를 결합한다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미래를 만드는 것은 기술만이 아닙니다. 기술을 자신의 전문성과 연결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인재 경쟁력은 전공지식 × 인간역량 × AI역량의 결합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인도의 오늘은 우리에게 미래의 한 장면을 미리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질문을 바꾸어야 합니다.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을까요?”에서 멈추지 말고 “AI와 함께한다면 나는 어떤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야 합니다. AI가 세상을 바꾸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배우고 변화하는 속도입니다. 대한민국의 AI 경쟁력도 결국 AI를 얼마나 많이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AI와 함께 더 큰 일을 해낼 사람을 얼마나 빠르게 길러내느냐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AI융합처 처장 신종우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종우 교수 (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AI융합처 처장)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 위한 건설적인 논의 여건 만들어 나가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사이의 신뢰를 구축하고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다시 시작하게 하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 여건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인천에 있는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대화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현행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 제2조(기능)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통일자문회의’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조국의 민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정책의 수립 및 추진에 관하여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대통령의 자문에 응한다. 2. 통일에 관한 국민적 합의 도출”이라고, 제6조(의장·부의장)제1항은 “대통령은 통일자문회의의 의장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에서 격려사를 해 “가장 가까워야 할 남과 북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서로 맞서는 데만 쓰고 있는 불행한 현실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위해 대립과 대결을 전제로 한 정전체제를 협력과 번영의 기반이 될 평화체제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

더보기
윤호중 행안장관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성평등부 등 순차 이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3일, "2027년 상반기부터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등 규모가 크거나 이전 효과가 뚜렷한 기관을 우선으로 순차적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의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43개 기관이 세종으로 이전했지만 아직도 상당수 기관이 수도권에 남아 있다"며, "정부는 세종 중심의 국정 운영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부처 간 협업과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 위치한 중앙행정기관과 그 산하기관 등을 대상으로 세종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부 등 규모가 크거나 이전 효과가 큰 기관들을 우선해 순차적으로 이전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한 "(검찰청이 폐지되고 새로 출범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경찰청 등 별도의 청사가 필요한 기관들은 청사를 새로 지은 뒤 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기관을 한꺼번에 옮기기보다는 각 기관의 업무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400년 전 붓을 들었던 이정의 이야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조선시대 화가 탄은(灘隱) 이정(李霆)의 삶을 담은 음악서사극 ‘금빛묵향’이 8월 29일(토) 오후 5시 공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났다. 이번 공연은 필통창작센터(대표 김효섭)가 2026년 충남문화관광재단 ‘지역특화문화브랜드 기획공연’에 선정돼 제작한 작품이다. 무대에는 5명의 배우가 올라 여러 인물을 맡아 연기했다. 배우들은 큰 동작이나 과장된 연기보다는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인물의 마음을 보여줬다. 관객들이 배우의 감정을 직접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한 연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금빛묵향’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라는 큰 전쟁을 겪은 화가 이정의 실제 삶에서 출발했다. 이정은 세종대왕의 현손으로 알려진 화가다. 전쟁으로 오른팔을 크게 다쳤지만, 그는 붓을 놓지 않았다. 특히 대나무를 그린 ‘풍죽(風竹)’을 통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쟁 장면도 특별하게 표현했다. 왜군이나 전쟁터를 직접 보여주는 대신 배우들의 움직임과 소리, 조명을 이용해 전쟁의 두려움과 혼란을 보여줬다. 관객들은 눈앞에 전쟁 장면이 없어도 소리와 움직임만으로 전쟁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무대에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의 교육 ‘지식 전달’에서 ‘문제 해결’로의 전면적 대전환 시급
산업 현장의 채용 지도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들여다보면 가히 ‘채용 대격변’이라 부를 만하다. SK하이닉스는 학력과 연령 제한은 물론 기존 자기소개서마저 폐지하고, PC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장시간 직무 과제를 해결하는 ‘반나절 심층면접’을 도입했다. KT, 넥슨, NC 등은 단순 코딩테스트나 정량적 스펙 대신 AI 리터러시와 업무 현장에서의 AI 해결 역량을 핵심 평가 잣대로 삼기 시작했다. 이제 기업은 “AI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AI를 도구 삼아 현업의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능숙하게 풀어내는가”를 묻고 있다. 이러한 기업 현장의 전광석화 같은 AI 전환(AX) 속도에 비하면, 우리 교육 현장은 여전히 거북이 걸음이거나 때로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지난 2025년 한 대학 시험장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학생을 부정행위자로 규정해 0점 처리한 사건은 교육계가 맞닥뜨린 인식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문명적 도구를 손에 쥐고 현명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곧 실무 핵심 역량이 되는 시대에, 시험장에서 AI를 썼다고 낙인을 찍는 것은 마치 정밀 계산기나 컴퓨터가 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