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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국가 3대 메가프로젝트, 이제부터는 ‘묻고 따블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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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가의 사운을 걸고 추진하는 AI와 반도체 중심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지금 글로벌 산업 전쟁터는 첨단 기술과 거대 자본, 그리고 국가 시스템이 총동원되는 그야말로 총력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당정과 재계, 환경단체와 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추진 동력을 배가해야 한다. 영화 ‘타짜’의 명대사처럼, 지금이야말로 국가적 역량을 ‘묻고 따블로’ 결집해야 할 결정적 골든타임이다.

 

‘정치(政治)’의 본뜻은 구부러진 것을 바로잡아 국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며, ‘경제(經濟)’는 경세제민(經世濟民), 즉 세상을 다스려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데 있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결국 경제를 살려 국민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있다. 지금 세계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는 단연 AI와 반도체다. 정부가 국가의 미래를 이 첨단 산업에 걸고, 다소 무리가 따르고 무모해 보일지라도 3대 메가프로젝트라는 대담한 도전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여당 지도부 역시 정부와의 강력한 연대를 공언하고 있다.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히 기술 몇 개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ESS 및 전력 인프라 산업, AX(AI 제조업) 산업, AI 로보틱스 생태계 전반에 폭발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주식시장이 체질 개선을 이루며 전고점을 돌파할 때, 그 온기는 곧바로 대한민국 자산시장과 내수 경제 전반의 활성화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거창한 프로젝트와 장밋빛 비전이 제시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속도’와 ‘실행력’이 결여된다면 모두 공염불에 불과하다. 속도전의 핵심은 첨단 팹(Fab) 자체가 아니라, 이를 가동할 ‘인프라(전력·용수·부지)’에 있다.

 

현재 한국의 현실은 아프도록 뼈아프다. 반도체 공장은 3년이면 짓지만, 이를 뒷받침할 345㎸ 송전망을 구축하는 데는 평균 13년이 걸린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만 하더라도 2019년 발표 이후 첫 팹 착공까지 무려 6년이 걸렸고, 첫 클린룸 가동까지는 8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환경영향평가 지연, 토지 보상 갈등, 지자체 간 용수 확보 쟁탈전, 주민 민원 등 복잡하게 얽힌 규제와 이기주의가 첨단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반면 경쟁국들은 무서울 정도의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현은 TSMC 공장 유치 결정 단 9일 만에 전담 추진본부를 꾸려 착공부터 양산까지 3년 만에 완공했다. 부지·전력·용수·교통망을 공장 건설과 하나의 시간표에 올려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 역시 변전소와 용수관을 미리 구축해 놓는 ‘선행 건설’ 방식으로 착공 10개월 만에 공장을 완성했다. 반도체는 타이밍 산업이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대한민국 경제의 대반격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효성 있는 국가 차원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국가 인프라 원스톱 통합 시간표’를 구축해야 한다. 국토부의 부지·교통망, 기후부의 전력·공업용수, 농식품부의 농업용수 관리 등 부처별로 파편화된 칸막이 행정을 철폐해야 한다. 산업 입지와 전력·용수·도로 계획을 처음부터 ‘단일 국가 패스트트랙 시간표’ 위에 올려놓고 기획·집행해야 한다. ▲국가기간산업 인프라에 대한 ‘인허가·민원 패스트트랙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 지자체 간 이기주의나 무분별한 민원으로 국가 미래 산업의 골든타임이 지연되는 것을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국가 메가프로젝트 인프라 사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직접 인허가를 수용·조정하고, 지역 주민 및 지자체에는 과감한 보상과 세제 혜택 등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갈등을 선제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국가 수자원 및 전력 재배치의 대담한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 물 이용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농업용수와 산업용수 간의 영역 벽을 허물고, 첨단 산단 조성 시 수자원 우선순위를 신속히 조정할 수 있는 범국가적 통합 관리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과감한 도전과 속도의 역사였다. 공산주의 국가처럼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국가의 사운이 걸린 정책이라면 법과 제도를 개혁하여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것이 국가와 정치가 해야 할 본연의 임무다. AI와 반도체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전 국가적 역량을 과감히 집결시킬 때, 대한민국 경제는 다시 한번 전고점을 뚫고 거침없이 도약할 것이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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