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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우 칼럼

【신종우 칼럼】 전공의 시대는 끝났다? AI가 직업의 경계를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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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그러나 전공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전공이 한 사람의 직업과 평생의 역할을 결정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전공은 직업을 결정하는 종착지가 아니라 다른 지식과 새로운 기회를 연결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직업 사이에 놓여 있던 벽을 빠르게 허물고 있습니다. 마케터가 AI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디자이너가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며, 자영업자가 홍보 문구와 이미지를 직접 제작합니다. 직장인도 보고서 작성과 자료 조사, 번역과 발표 준비에 AI를 활용합니다. 과거에는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맡겨야 했던 일을 이제는 한 사람과 여러 AI가 함께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기존의 전공과 경험을 버리고 AI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중심에 두고 새로운 기술을 연결해야 합니다. 깊이 없는 융합은 쉽게 흔들리지만, 현장 경험과 AI가 결합하면 누구도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경쟁력이 만들어집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전문성을 깊게 갖추고 다른 분야를 폭넓게 이해하는T자형 인재가 중요했습니다. 그러나AI 시대에는 두세 개의 전문축을 연결하는 M자형 인재가 필요합니다. M자형 인재는 모든 분야를 조금씩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AI로 연결하여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AI 시대의 멀티플레이어 역시 모든 일을 혼자 떠안는 사람이 아닙니다. 조사하는AI, 분석하는AI, 디자인하는AI, 코딩하는AI를 하나의 팀처럼 활용하면서 인간이 목표와 기준을 세우는 사람입니다. AI가 업무를 대신한다고 해도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결정하며 결과를 검증하는 책임은 인간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AI에게 질문하는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발견하는 능력, AI가 만든 결과가 정확한지 확인하는 능력, 여러 대안 가운데 더 나은 것을 선택하는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개인정보 침해나 편향, 잘못된 정보와 같은 위험도 살펴야 합니다. AI의 능력이 커질수록 인간의 책임도 함께 커져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 전문가에게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직장인, 자영업자, 은퇴자, 청년 모두 자신의 역할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나는 이것만 해온 사람입니다”라고 한계를 정하기보다 “내 경험으로 어떤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해야 합니다. 매일 반복하는 업무 한 가지를 AI와 함께 개선하고, 그 과정을 자신의 새로운 역량으로 축적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교육도 달라져야 합니다. 학생에게 AI를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고, 무엇을 수정했으며, 최종 판단을 어떻게 내렸는지 설명하게 해야 합니다. 정답과 결과만 평가하는 교육에서 질문·과정·검증·책임을 평가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AI가 답을 잘하는 시대일수록 교육은 인간에게 더 좋은 질문과 올바른 판단을 가르쳐야 합니다.

 

앞으로 직업은 고정된 명사보다 변화하는 동사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보다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학위나 직함만으로 역량을 증명하기보다 실제 프로젝트와 문제 해결의 경험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오랜 현장 경험도 낡은 자산이 아닙니다. AI가 쉽게 얻지 못하는 소중한 맥락이며, 새로운 기술과 만날 때 더욱 강력해집니다.

 

저도29세에 대학 강단에 선 이후37년6개월의 교육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년을 지식과 경험의 퇴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치과보철학, 미래교육, 인공지능이라는 전문축을 연결해 M자형 멀티플레이어이자 AI 융합 교수로 다시 출발하고자 합니다. 정년은 마침표가 아니라 축적된 경험을 새로운 역할로 전환하는 쉼표이기 때문입니다.

 

전공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전공을 고립시키고 하나의 역할에만 머무르던 시대가 끝나고 있습니다. AI는 직업의 경계를 허물지만 인간의 전문성까지 없애지는 않습니다. 미래는 가장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보다 자신의 전문성을 다른 분야와 연결하고, AI가 넓혀준 가능성을 사람을 위해 책임 있게 사용하는 사람에게 열릴 것입니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AI융합처 처장 신종우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종우 교수 (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AI융합처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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