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부 인플레이션 산정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개인소비지출, 즉 PCE 물가지수도 낮아질 것으로 보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압박이 한층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9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일부 물가상승률 산정 방식을 개정하면서, 연준이 주요 통화정책 지표로 삼고 있는 PCE 지수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란 전쟁, 관세 문제, 인공지능 투자 열풍 등 여러 이슈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그 시점을 두고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엇갈리며, 물가 지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5월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1% 오르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근원 PCE도 3.4% 상승해 연준 목표치(2%)를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정 방식 변경으로 근원 PCE가 약 0.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연준이 단기간 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 인플레이션 연구원 출신 앨런 데트마이스터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연준 목표에 더 가까워지면,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뉴욕 연준 출신 크리슈나 구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새로운 통계 방식을 신뢰한다면, PCE 수치 하락이 연준의 금리 인상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개정은 9월부터 적용되고 2021년까지 소급된다. 조정 대상은 포트폴리오 운용 수수료,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액세서리, 법률 서비스 등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개정된 항목들이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과 관련 깊은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통화정책이 정치적으로 민감해진 만큼, 물가 지표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플레이션인사이트 오마이르 샤리프는 “조정에 근거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크게 영향을 주는 항목들만 집중적으로 낮추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고, 데트마이스터도 “정당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EA는 이번 개정이 정기적인 연례 수정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BEA 직원들이 직접 설계한 과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증시 강세로 포트폴리오 운용 수수료 지표가 급증한 반면, 법률 서비스는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변동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지표 역시, 반도체와 서버 가격 급등 영향 등으로 측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된다. FT는 “이번 개정으로 PCE가 소비자물가지수와 더 비슷해질 것”이라면서도, “개정안이 당장 금리 결정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요인, 특히 AI 등 구조적인 변화가 인플레이션 흐름 자체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경제학자 마이클 피어스는 “BEA 개정 내용에 문제될 점은 없다”며 “더 나은 데이터를 반영해 통계를 정기적으로 고치는 과정 자체가 오히려 신뢰도를 높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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